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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6/03/09 11:15:37 |
| Name | 맥주만땅 |
| Subject | 인남식 교수님의 오늘자 페이스북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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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로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가 결정되었다. 내 또래다. 3년전만 해도 본래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옹립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하메네이는 에브라힘 라이시를 자신의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이 많았다. 그러다가 헬기사고로 라이시 대통령이 죽고난 후 모즈타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메네이의 나이는 많은데 승계구도가 불투명해졌던 것. 모즈타바의 결격사유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 있다. 자신들이 47년전 팔레비 왕정을 날리고 공화정을 세웠을 때는 '세습 권력'을 폐지하고 모든 공직을 선출직으로 만들었노라 자랑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물론 최고지도자도 88인의 전문가 위원회 (Expert Council)에서 선출하게 되어 있다. 전문가 위원회도 8년마다 국민 직선으로 구성된다.그런데 아들이라니... 혁명 이념을 거스르는 일이었다. 쉽지 않아보였다. 하메네이도 생전에 아들로의 권력 이양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전쟁 때문이다. 하메네이가 순교자의 반열에 올랐다. 37년간 권력의 정점에서 나라를 이끌며 숱한 반대 시위와 저항에 직면했음에도 철권통치로 다스려왔던 지도자였다. 4년전 히잡 시위나, 연초 시민 저항 때 많은 죽음의 궁극적 책임자이기도 했다. 아무리 미국이 압박을 했다 해도 경제난의 최종 책임자는 최고지도자였다. 압박을 통해 그대로 놓아두었으면 국민들 이미지에는 무능하고 부패했던 권력의 화신으로 남을뻔 했다. 현재 체제를 비토하는 광의의 불만 비율은 최소 60%가 넘는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일가족이 몰살당하면서 하메네이는 순교자, 영웅서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그 후계자로 아들이 지명된 것이다. 미국과의 대화나 협상국면보다 강경 대치 즉 결사항전을 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논리적이다.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연합은 아직 권력을 내려놓을 의향이 없음을 밝힌 셈이다. 미국, 이스라엘과 싸우면서 권력을 지속할만한 역량이 있을지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추론이 있지만. ==== (이제부턴 건조한 분석이 아니라 그냥 동네 아저씨 상상으로 읽어주시길) 그나저나 모즈타바의 입장을 짐작해보았다. 어떤 심경일까? 그는 내 또래다. 곧 60이 된다. 그리고 내세를 믿는 유일신교도다. 나도 그렇다. 그렇다보니 이 정도 나이가 되면 평생 따라붙던 욕구들이 대략 정리된다. 식욕, 성욕, 수면욕 이런거 별 관심없어지고 둘 정도 남는다. 명예욕과 권력욕이다. 명예욕은 종교적 의미, 권력욕은 생에 대한 욕망으로 페어링을 해보자. 1. 종교적 열정과 명예욕 모즈타바가 명예욕을 따른다면, 스스로 아버지의 뒤를 따라가며 위험에 노출되고 죽음도 감수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세상은 다 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모즈타바를 노린다는 것을. 그렇다면 죽음의 제단 위에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을 감수, 수용한 것이라 해석해 볼 수 있다. 즉 권력에 대한 탐욕이 아니라 죽음의 서사를 받아들이는 그림을 원할 것이다. 어쩌면 체제 강경파들이 이를 원하고 설득했을 수도 있고, 본인이 선택한 길일 수도 있으나 어쨌든 결사항전의 길을 가겠노라 결심했다고 보는 편이 논리적이다. 그렇다면 현재 광범위하게 체제에 반대했던 이란내 비토권 국민들도 더 이상 저항하기 힘들다. 강력하 체제 지지층 20%내외가 대를 이은 순교자의 서사에 감동하며 외세에 대한 분노를 결집시킬 때, 결연히 이란 민주화를 외치기란 힘들다. 높은 확률로 이 길을 가겠노라 택한 것 같다. 당분간 이란의 저항은 더욱 격렬해질 듯. 2. 생의 집착과 권력욕 아주 낮은 확률이지만 모즈타바가 죽음을 감수하는 순교자의 명예욕보다 생의 집착을 통한 권력 의지를 더 강하게 가져가고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 나이에 또 한편으로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욕구이기도 하다. 다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마지막 남은 하나라도 잡아채어 생을 이어가고 권력을 잡고 싶어하는 욕구도 병존한다. 이제부터 소설이다. 만일 모즈타바가 이렇게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저는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을 딛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적에 의해 바로 죽음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을 알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두렵지 않습니다. 저 역시 자비하신 알라의 품에 안겨 순교자의 영광을 누릴 것을 믿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랑하는 이란 국민들의 생명이 고통속에 사그라드는 모습을 지도자로서 더 감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오늘 적국 미국과 협상을 시작합니다. 오늘의 슬픔과 고통을 딛고, 살만한 나라가 되기 위해 결단을 내립니다. 제재를 해제하고 더 나은 나라를 위해 고통스럽지만 전쟁을 그치는 선택을 하겠습니다. 저를 믿고 따라와주십시오" 하며 트럼프와 협상을 제안한다면? 아마 국제사회는 특히 트럼프는 열렬히 환영하며 서로 어깨 두드리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지 않을까? 알카에다 출신 알샤라의 개과천선에 이어 모즈타바와 연대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다 얼마나 스트레스받으면 이런 말도안되는 상상을 하고 있을까 허탈해졌다. 모즈타바가 그럴 리가 없다는건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며느리도 알기 때문이다. 모즈타바는 순교자 반열의 명예를 내세우며 끝까지 저항하면서도 살아남기 위한 자신의 계산을 치열하게 하고 있을것이다. 그 그림이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모즈타바까지 기다렸다는 듯이 날려버릴지, 아니면 시간을 더 둘지 생각을 많이 해야할 것이다. 요즘은 각자가 언론이기 때문에 페이스북 포스팅 정도는 뉴스로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 하네메이의 아들이 최고 지도자로 선출되었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 과거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박근혜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네메이의 아들이 최고지도자가 되었을 때 아들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들과 협상을 하는 일이겠지요. 하지만, 그럴리는 없겠지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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