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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0/21 11:48:53
Name   고객
Subject   내일부로 백수가 될 예정입니다.
안녕하세요,

이 글이 (가입인사 제외하고) 지금 회사에서 홍차넷에 남기는 첫 글이자 마지막 글이 되겠네요.

저는 미국 기업의 한국 지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네, 오늘까지는요. 최근에 한국 지사의 주력 고객이던 모 기업의 사업 현황이 안 좋아지면서, 저희 회사와의 거래도 급감하게 되었고, 본사에서 결국 한국 지사의 인원 감축을 진행했습니다. 한국 지사 직원 중에 15% 정도 인원을 감축하기로 결정했고, 그 목록에 당당히 제가 이름을 올렸네요. ^^

그래도 다행인건 미국 회사들은 이렇게 lay off 시에 exit package라고 해서 퇴직금과는 별도로 몇달치 월급을 줍니다. 저도 협상 끝에 7개월치 월급을 받고 퇴사하기로 했어요. 그동안 한 1년정도는 회사에서 월급루팡짓(?)을 많이 했기에... 한편으로는 목돈(!)이 생긴다는 생각에 기쁘게 나갈 마음이 생기다가도, 흔히 말하는 "전쟁터"에서 "지옥"으로 들어가려니 마음이 착찹하기도 하네요.

어제는 점심 먹고 퇴근해서 회사 근처 영화관에 가서 영화 "마션"을 보면서.. "아... 그래, 나도 저렇게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아무일도 없는척 집으로 갔습니다. 저녁을 먹고 애기를 재우고 와이프에게 자초지정을 이야기하니 와이프는 "다른 사람도 많은데 하필 왜 내 남편이냐"라는 생각에 눈물을 보이더군요. 미안한 마음에 저도 눈물이 날뻔 했지만 저마저 울면 울음바다(?)가 될까봐 꾹 참았습니다.

마지막 출근인 오늘은, 점심 먹고 퇴근해서 일찍 집에 가서, 애기를 봐주고 계신 저희 부모님께 말씀드려야하는데, 누가 뭐라해도 본인 아들은 다 잘하고, 잘났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소식을 전하려니 가슴이 쓰리네요. 그래도 언제나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니, 잘 받아들이시리라 생각하고 말씀드려야겠네요.

지금 진행중인 채용건이 하나 있긴 한데, 조건이 이래저래 환경 변화가 많은 채용건이라 고민이 많네요. 만약에 그 건에서 탈락하게되면 당분간은 운동도 하고, 애기랑도 놀아주면서 지내려고 하는데.... 결론은 그러다가 홍차넷 죽돌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크크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할지 모르겠는데... 금방 좋은 소식으로 다시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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