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1/05/27 11:56:05
Name   syzygii
Subject   유비가 이릉에서 꼬라박지 않았다면 삼국지가 나왔을까요?
그냥 해본생각인데, 유비는 업적만 보면 길고 긴 중국역사에서 전혀 특별하지 않습니다.
맨손에서 시작했다곤 하지만 주원장이나 한고조유방보다는 훨씬 더 나은 스타팅조건(관우장비의 존재+혈통)이 있고 결과물도 시원찮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비는 아마 가장 유명한 중국의 창업군주중 한명일겁니다. 그 이유는? 삼국지연의가 잘 뽑혔기 때문이죠.
그런데 삼국지연의가 나온 이유는? 당대에 삼국지평화 등 이미 후한말의 이야기가 사랑받고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사랑받았는가 하면 영웅담으로서 후한말이 매력적이었기도 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건 유비라는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들이 매력적이기 때문이었겠죠.
물론 장판파 당시 민중까지 데려간 유비의 애민정신(?)도 매력에 일조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의형제+제갈량의 의리와 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삼형제의 의리는 이릉대전이라는 비극으로 마무리되었기에 삼형제의 의리가 칭송받고 관우는 충의로서 신의 자리까지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유비가 관우가 죽었든 말든 한황실 복원을 더 앞세우고(어찌보면 개인의 이익을 더 앞세우고) 대의를 위해 원수를 냅두고 복수를 미루거나 포기했다면 만에 하나 천하통일에 성공했을지언정 오늘날 사랑받지 못하고 흔하디 흔한 성공한 창업군주중 한명이 되었지 않았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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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냉과비냉사이
아릉대전에서 꼬라박지 않았어도 인기는 있었을거같아요. 나관중이 어떻게든 유비의 매력을 어필하는 스토리를 만들어냈을거라...
재밌는 접근이네요.
최근 유비와 묵가사상을 엮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재밌더군요.
유비가 그때부터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민초들이 지지하는 유일한 제후라는 점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마저 묵가의 사상과 연이 깊죠.

제 생각이지만 삼국연의를 엮은 나관중이 유비를 고른게 아니고, 진수의 위촉오서를 보면 그냥 유비밖에 안보일 겁니다.
위나라 통일 이후에 촉의 문인이 쓴 촉서가 위나라에서 읽히고 중히 보관됐다는 점에서 당시의 인식도 비슷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유비 자체가 너무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라 어떤 대체 역사가 발생해도 연의와 같은 서사는 인기가 많았을 거라 추측해봅니다.
구밀복검
삼국시대가 인기 있는 건 캐릭터 같은 스토리 내부 요소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중국의 군벌 전쟁 시기 중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사료 보전이 잘 된 시대라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치세보단 난세가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데 난세 중에 가장 기록이 잘 된 게 삼국시대라. 기간도 상당히 길어서 볼륨도 상대적으로 풍부하고요. 관우의 죽음부터 이릉 참패까지가 참 극적이라 찰지기는 한데 굳이 그게 아니었어도 삼국시대는 인기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전근대 동아시아인들이 역덕질 밀덕질 군담질할 시대가 그때 밖에 없음.. 이미 이릉 이전까지의 유비 60 평생만 갖고도 스토리텔링이 차고 넘치기도 하고요.
EuropaV
어릴때 저는 삼국지 관우 죽는 이야기 이릉 이런 이야기 짜증나서?? 잘 안읽었었거든요
그 이야기 뚝 떼놓고봐도 제일 매력적인 인물이었어가지고 딱히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매뉴물있뉴
유방이 패자가 되었지만
항우의 매력이 지리는 것처럼

조조->사마염이 패자가 되었기에
유비의 매력이 돋보이는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유비가 패자가 되었다면?
--> 아마도 이릉에 가지 않고
손오와 연합해서 자오곡-->장안-->낙양-->허도로 가는 동안
손오도 합비-->서주-->업 으로 가는 루트를 탔을텐데
그런 루트를 통해 파멸하는 조조의 스토리 라인은.... 더 매력적일지도...? ㅋㅋㅋ
사실 생각해보면 실제 헌제를 옹립했던것은 유비가 아닌 조조였던 만큼
조조가 충... 더 보기
유방이 패자가 되었지만
항우의 매력이 지리는 것처럼

조조->사마염이 패자가 되었기에
유비의 매력이 돋보이는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유비가 패자가 되었다면?
--> 아마도 이릉에 가지 않고
손오와 연합해서 자오곡-->장안-->낙양-->허도로 가는 동안
손오도 합비-->서주-->업 으로 가는 루트를 탔을텐데
그런 루트를 통해 파멸하는 조조의 스토리 라인은.... 더 매력적일지도...? ㅋㅋㅋ
사실 생각해보면 실제 헌제를 옹립했던것은 유비가 아닌 조조였던 만큼
조조가 충신으로 그려지는 연의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ㅋㅋ
멀쩡히 살아있는 황제 장례식 치르고 스스로 황위에 오른게 유비라서
정통성에 대한 시비야 유비도 자유롭지 못했죠
다만 그럼에도 촉한 정통론은 정치적 목적에 의해 가치가 있어서 이미 동진때부터 시작된 이야기고요

촉한에 대한 인기는 사마씨의 진나라가 이민족에게 짓밟히며 근간을 쌓은거라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다면 무너진 한나라라는 구 체제를 옹호하다가 이민족에게 중원을 유린당하게 만든 원흉이겠죠
동진 남송 원나라때 촉한은 인기가 있었던게 괜한 일이 아닙니다.
알료사
촉나라까지 가는 길이 너무 험난했어서 그 이후는 아무래도 좋을 스토리.. ㅋㅋ 드래곤볼로 치면 이미 프리더이후 스토리가 망했으면 어땠을까요? 같은 가정? 이미 그 전에 명작 완성이어서.. ㅋㅋ
삼국지 진주인공은 쬬입니다.
아케르나르
아마도 글쓴 분의 추측이 맞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중국인들은 협을 중시하는 문화가 예전부터 있어서 춘추 전국시대 오자서가 초나라에서 오나라로 도망치는 중에 강을 건너게 해 준 어부나 밥 한끼를 대접한 과부? 여자? 같은 사람들은 오자서를 보내고 자살하는(추적자들에게 오자서의 행방을 말하지 않으려고..) 등의 일화가 유명했죠.
그리고 유비 일행은 연의에서는 협의 상징처럼 나오고요. 뭐, 사실은 마을의 흔한 건달 패거리였을 지도 모르지만 사실이 중요합니까?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면 그들이 좋아하는 걸로 이야기를 만드는 게 좋으니 그... 더 보기
아마도 글쓴 분의 추측이 맞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중국인들은 협을 중시하는 문화가 예전부터 있어서 춘추 전국시대 오자서가 초나라에서 오나라로 도망치는 중에 강을 건너게 해 준 어부나 밥 한끼를 대접한 과부? 여자? 같은 사람들은 오자서를 보내고 자살하는(추적자들에게 오자서의 행방을 말하지 않으려고..) 등의 일화가 유명했죠.
그리고 유비 일행은 연의에서는 협의 상징처럼 나오고요. 뭐, 사실은 마을의 흔한 건달 패거리였을 지도 모르지만 사실이 중요합니까?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면 그들이 좋아하는 걸로 이야기를 만드는 게 좋으니 그런 식으로 바뀌어갔겠죠.
때문에 글쓴 분의 분석처럼 유비가 죽은 아우의 복수를 위해 수십만 병사들을 동원하는 그런 모습도 인기를 끌었던 요인 중 하나가 됐을겁니다. 제갈량의 충도 다른 의미의 흥행요소였겠지만, 유비 죽은 이후 삼국지 안 본다는 사람도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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