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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2/20 11:32:47
Name   사슴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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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사진]아웃포커싱에 대해 알아봅시다




1. 들어가며

 큰맘먹고 카메라를 사서, 나도 이제 "카메라로 찍은 것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진기법은 소위 아웃포커싱(정확히는 콩글리쉬고 out of focus 가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보나 인터넷에서 보는 것처럼 피사체가 살아나고 배경이 날아가버리는 그런 사진들. 과연 어떻게 찍는 것일까요?

2. 피사계심도란 무엇인가

  카메라에서 초점이 맞은 것으로 인식되는 앞, 뒤의 범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즉, 카메라 렌즈가 향하고 있는 방향으로 얼마나 넓은 범위에 초점이 맞아지는지에 따라 피사계 심도가 얕다, 깊다고 표현하게 됩니다. 피사계 심도가 얕을 수록 초점이 맞은 범위가 좁고 흐린 부분이 넓어지고, 반대로 피사계 심도가 깊을 수록 흐린부분은 좁아지고 초점이 맞은 범위가 넓어지게 됩니다. 

  얕은 심도의, 아웃포커싱된 사진을 찍으면 첨부한 첫번째 사진처럼 나옵니다. 피사체인 까치만 부각되고, 배경인 나무들은 촛점이 전부 날아가버리게 되죠. 

 피사계심도는 촬영자의 의도대로 '무엇을 찍을 것인가'에 대한 주제를 명확히 해준다는 점에서 사진을 찍기 전에 잘 생각해보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초점면에서 떨어져 있는 물체에는 초점과의 거리에 따라서 물체가 특정한 무늬 모양으로 흐려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착란원(circle of confusion)이라 하고 착란원의 모양을 보케(bokeh)라고 표현합니다.

 흔히 '초점을 맞춘다'라는 것은 렌즈를 조정하여 이와 같은 착란원의 크기를 최소로 하여 착란원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이 착란원의 크기가 작아진 지점을 "임계초점면"이라고 하구요.

3. 얕은 심도의 사진을 만드는 법

 얕은 심도의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이를 일별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렌즈의 조리개값(F값)이 낮을수록 
  - 같은 초점거리를 가지는 렌즈라면 최대개방조리개가 클수록 유리하고, 렌즈의 조리개를 한껏 열었을 때 더 심도가 얕은 사진이 나옵니다.
 (2) 렌즈의 촛점거리가 길수록 
  - 같은 조리개값을 가진 렌즈라면 초점거리가 길수록, 즉 망원일수록 더 아웃포커싱이 잘 됩니다.

  → 이는 빛의 회절이라는 특성과 관련이 있는데, 이론적인 설명은 차치하고, 심도는 렌즈의 물리적인 구경이 클수록 얕아집니다. 그래서 (1)의 경우에는 렌즈의 조리개를 최대개방할수록 물리적인 구경이 커져서 더 얕은 심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입니다.

  (2)의 경우에는 F값은 초점거리와 렌즈의 구경으로 정해지는 것인데 같은 F값이라면 초점거리가 길수록 렌즈의 구경이 커지게 되는 결과가 되어 더 얕은 심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되는 것입니다.

 그 외에 위치적인 조건을 살펴보면,  (3) 렌즈와 피사체가 가까울수록 (4) 피사체와 배경이 멀수록 
 얕은 심도의 사진이 나오게 됩니다.  (3), (4)번은 스마트폰으로 얕은 심도의 사진을 찍을 때 매우 유용한 방법이지요.

4. 판형은 상관이 없나요?

  풀프레임이 아웃포커싱하기 쉽다는 말이 있는데 판형은 상관이 없나요? 라는 물음이 들 수도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풀프레임 판형과 크롭 판형간에 피사계심도차이는 사실 없습니다. 엄밀히는 말이죠.

 즉 같은 거리의 같은 피사체를 판형만 달리하여 같은 렌즈로 찍게된다면 같은 심도의 사진을 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거리의 같은 피사체를 판형을 달리하여 찍게 된다면 지난번에 말씀드렸다시피 사진이 크롭됩니다. 

 즉 50mm F1.8 렌즈로 같은 거리에서 찍는다면 크롭바디에서는 풀프레임바디보다 확대되서 나오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크롭바디에서 풀프레임바디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정도로 찍으려면 렌즈를 바꾸지 않고 뒤로 더 떨어져서 찍어야 하고(피사체와 렌즈가 멀어짐), 혹은 렌즈를 같은 화각의 다른 초점거리를 같는 렌즈인 30mm 전후의 렌즈로 찍어야(렌즈의 촛점거리가 짧아짐) 유사한 거리감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이처럼 몇가지 조건이 바뀌어서 심도가 더 깊어지게 되는 특성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거리감을 가지는 사진을 찍는다면, 풀프레임 판형이 크롭 판형보다 더 얕은 심도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5. 아웃포커싱, 과연 필요한가?

 아웃포커싱은 손쉽게 피사체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F값이 낮은 대체로 고가의 렌즈를 사면 어느정도 해결된다는 점에서 꽤 편리합니다. 배경을 날려버리기 떄문에 별 생각 없이 피사체만 생각하면 되거든요.

 저도 싫어하는 표현기법은 아니고 오히려 꽤 매력적인 기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웃포커싱이 남발될 경우 사진이 매우 그저 그렇게 보이거나, 식상해보이게 만들고, 고가의 장비에 연연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특히 모든 사진을 보는 안목(+장비를 보는 안목)이 얕은 심도에 올인하게 되는 경향도 나타나구요.

 실제로 팬포커스(전경부터 후경까지 전부 초점이 맞는, 깊은 심도의 사진)은 사진 찍기 까다롭고 신경쓸 것도 많은 것도 이처럼 아웃포커싱을 선호하는 풍조에 일조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진이란 배경을 지우기 보다는 배경과 피사체를 어떻게 녹여내서 찍느냐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광학렌즈들은 조리개를 한두스탑 조여준 상태에서 최고의 화질을 보여주기도 하구요.

 아웃포커싱은 그럴듯한 사진을 만들어준다는 점 때문에 무척 매력적인 기법이긴 하지만, 여러모로 잘 생각해서 써야 하는 양날의 검이 아닌가 싶습니다. 심도를 조절해가면서 예쁜 사진들을 한번 찍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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