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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2/13 02:45:52
Name   새의선물
Subject   미국 대입 잡담 7 - 훅
미국에서 대입과 관련된 사이트들을 조금 돌아다니다보면 접하게 되는 단어들 중에 하나가 훅(Hook)이라는 단어입니다. 훅이 뭐냐 있냐 없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워낙에 치열한 경쟁이다보니 이런 것들이 자꾸 언급이 되는것 같더군요. 일단 훅이 뭔가하면 보통 다음과 같이 정의를 합니다.

입시에 있어서 훅이란 어떤 지원자가 특정대학에 특별히 더 어필을 하는 어떤 요소를 가리킨다. 그리고 이 요소는 학교마다 다르고, 또 입시년도마다 달라진다.

말 그대로 뭔가 학교에서 이 학생을 다른 학생보다 더 뽑고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요소들을 가리킵니다. 사실 미국내 상위원 대학으로 올라가면 경쟁률이 20대 1까지 올라갑니다. 그리고 시험을 본 다음에 그 성적으로 줄을 세워서 입학을 시키는게 아니라, 이런 저런 다른 요소들을 살펴서 성적이 좀 낮은 학생도 뽑는 방식이다보니, 일정 성적이 되면 다들 같은 학생들처럼 보이게 됩니다. 그 와중에 어떤 학생을 더 뽑게 만드는 요소가 뭐가 있을까하는게 됩니다.

이런 훅으로 제일 먼저 꼽는것중에 하나는 URM이라는게 있습니다. URM이란 under representative minority라는 뜻으로 특정 학교에서 어떤 인종이나 특정 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내 인구비율과 비교해서 많이 낮은 경우에 적용이 됩니다. 보통 흑인과 히스패닉 그리고 미국 원주민들이 혜택을 많이 보는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성적이거나 혹은 성적이 조금 모자라도 흑인이나 히스패닉은 합격을 하는데 아시아인은 불합격하는 경우가 많은게 이런 요소들 때문에 그렇습니다. 공대같은 경우에는 여학생 지원자들은 성적이 조금 낮아서 합격할 가능성이 더 높고요. 뭐, 아시안들 비중이 낮은 중위권 LAC같은 경우에는 아시안도 URM에 포함되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다음으로는 운동이 있습니다. 미국 대학 입시를 접하면서 가장 놀란것 중에 하나가 운동에 대한 강조였습니다. (물론 운동 안해도 상관은 없지만요.) 일단 미국 대학들은 - 고등학교도 마찬가지인데요 - Varsity Sports라고 해서 대학들을 몇 개씩 묶어서 리그가 있고 그 리그 내에 있는 학교들끼리 끊임없이 시합을 합니다. 그래서 이 운동부를 운영하기 위해서 학생들을 리크루트를 합니다. 신입생이 1500명 근처인 학교들의 경우에 15% 정도의 학생은 이런 운동선수들로 학생을 뽑으니까 대략 200명 조금 넘는 입학생은 운동선수로 채워지게 됩니다. 운동선수들 리크루트는 보통 11학년이 끝날 무렵에 코치가 접근을 하거나 혹은 학생이 명단을 올리면 코치가 보고 후원을 하게 되는 방식인듯 하더군요. 그래서 보통 12학년 들어가기 전에 어느 학교에 입학할지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코치가 후원을 하면 얼리에 지원을 하고, 얼리 결과가 나오기 훨신 전에 소위 "Likely Letter"라고 해서 입학허가가 나올꺼라고 미리 알려줍니다. 성적이 정해진 커트라인을 넘으면 별 문제없이 뽑힙니다. 다만 이렇게 운동선수로 입학을 하게되면 일주일에 정해진 시간만큼 운동을 하기로 사인을 하고 들어가는 것이기때문에 학교생활이 운동으로 들어오지 않은 학생들과 많이 달라집니다. Likely Letter는 과거에는 꽤 많이 사용이 되던것인데, 요즘에는 리크루트되는 운동선수 및 극히 일부에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레가시도 이런 훅의 하나인데요.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학교 출신이면 아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제도입니다. 요즘 공격을 많이 받고 있는 제도중에 하나인데, 그래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버드같은 경우에 레가시 합격률은 30% 정도 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버드 합격률이 5% 조금 넘는걸 생각하면 엄청난 혜택을 주고 있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운동같은 경우에는 재능도 필요하고 또 고등학교때 체육하느라고 고생하고 대학에와서도 캠퍼스 생활이 다른 학생과 다른걸 감수해야 합니다. URM같은 경우에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는 학생들이 그걸 극복하면서 공부한것들인것에 비해서, 이 제도는 이미 특혜를 받고 있는 상류층에게 또다른 특혜를 주는거래서 말이 많을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큰 애가 다니는 학교에 보면 이번에 하버드 조기전형에 6명이 합격했는데, 세명은 성적이 극히 우수하면서 음악으로 큰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고 나머지 세명은 레가시로 알려져 있더군요. 물론 레가시라고 해도 성적이 너무 낮으면 들어가지 못하는거야 당연합니다.

그 외 예술에서의 특별한 재능같은게 있습니다. 음악, 미술, 혹은 연극같은 분야에서 미국내 전국규모로 명성이 높은 대회에서 수상을 하거나 하면 그게 큰 역학을 하기도 합니다. 아예 신동으로 소문날 정도면 좋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어도 적어도 미국내에서 악기별로 자기나이대에서 손가락에 들어가는 정도라면 명성이 높은 대학에 훅으로 작용을 할 만하다고 보는것 같더군요. 뭐, 그래도 기본 성적이 안되면 입학허가는 안나오는걸로 아려져 있고요.

그것 이외에 보이지 않는 훅이라고 하는게 있습니다. 이건 외부에서 알기도 어렵고 매년 바뀌고해서 완전히 운으로 작용을 하는 경우입니다. 예를들어 어느해에 그 학교 학생들 오케스트라에 오보에를 부는 학생들이 여럿 졸업을 하는 바람에 오보에를 부는 학생이 필요하다고 입학처에 알려지면, 입학처에서는 다른것들이 조금 모자라도 오보에를 잘 부는 학생을 조금 더 뽑으려고 하는 경우입니다. 종종 입학결과를 보면 이애가 아니고 저애가 되었을가 했을때 이런것들이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올해같은 경우에는 노벨평화상같은걸 수상했거나 성이 '오바마'라면 어느대학에나 입학할수 있는 훅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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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말랄라 양이 어느새 대학 갈 나이가 됐군요. 영국이 아니고 미국 대학으로 진학하나 보지요? 말씀하시는 뉘앙스로 보아 뭔가 입초수에 오르내릴 일이 있는가 봅니다.
    남화노선
    스탠포드 가고 싶어한다는 얘기가 있더라구요.
    스탠포드, 그렇군요.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고 싶었나...
    새의선물
    스탠포드에 가고 싶어한다는 이야기가 많은거 같아요.
    스탠포드! 말양 SAT를 잘 치기 바랍니다. (아니 이미 늦은건가 흠)
    새의선물
    뭐... 성적만 있으면 되는게 아닐까 싶어요.
    남화노선
    저희 학교도 엄청 오래된 학교는 아니지만 가끔 누가 기부했다는 명패 같은 것 보면 같은 성 가진 사람들 이름 쭉 나열돼있고 그 옆에 Class of 1910, Class of 1911, Class of 1935, Class of 1959, Class of 1980 이렇게 써있는 경우 가끔 있습니다.. 볼 때마다 레거시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새의선물
    요즘 얼리 결과들 나오고 있는데, 큰 애 학교에서 이번에 하버드에 얼리로 6명 되었다고 해요. 그 중에서 3명은 성적이 제일 좋은 아이들에 음악쪽으로 거의 프로페셔널 수준인 아이들이 합격했고 나머지 세명은 레거시 합격이라고 하더군요. 그 중에서 두명은 몇세대에 걸쳐있는데, 한명은 5대째 하버드 레거시인가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그 아이는 애 말에 의하면 공부를 잘 안하는 애라고 하더군요. 뭐 편견이 좀 들어가 있으려니 싶기도 해요. 아무리 그래도 기본은 했겠지 싶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레가시 힘이 뭔가 싶기도 하더군요.
    Beer Inside
    Hook이라는 것이 노래에만 있는 것인지 알았더니 아니였군요.
    새의선물
    흐흐... 훅이라면 역시 후크 선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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