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12/12 07:33:20
Name   바나나코우
Subject   자취의 추억
안녕하세요? 아주 예전에 몇 년 자취생활을 했습니다. 해 먹는다기보다는 사 먹는때가 많았지만... 집을 떠나서 이것 저것 생활의 기술을 배워가던 시절인데, 객관적으로 보면 참 한가롭고 편한 여건이었음에도, 잘 섞여들지 못하는 성격에 마음속이 써늘한 때가 종종 있었고 그때 기분은 제법 세월이 지나서도 생각이 납니다^^

https://soundcloud.com/bananaco/my-solitary-days

처음 보는 텅빈 방 구석에 짐을 풀고
떠오르는 짤막한 노랠 불러 봤어
싸늘한 바닥과 때 묻은 벽에  
울려 돌아온 낡은 노랫말
그 속의 너무나 낯선 의미를 느끼며
그렇게 첫 날 밤을 난 새웠어

몇 번만에 제대로 된 밥을 앞에 놓고
조그만 숟가락을 난 바삐 움직여
아직은 썰렁한 조그만 방과 친구도 없는 회색 마을도
언젠간 너무도 그리운 곳이 돼줄까  
나 혼자 그런 생각해 봤어

해뜰 무렵 잠자리에 누워 뒤척이다
운동화를 신고서 난 집을 나섰지
낯설게 끌리는 나의 발소리
몇 번이고 날 멈춰서게 해
그러다 서글픈 생각이 내게 올까봐
서둘러 발걸음을 난 옮겼지

아직은 썰렁한 조그만 방과  
친구도 없는 회색 마을도
언젠간 너무도 그리운 곳이 돼줄까
나 혼자 그런 생각을 해봤어



4


    자취 처음할 때가 생각나요. 집 사정이 어려워져서 돈 아낀다고 자취방에서 1년간 라면에 밥, 김치만 먹었습니다. 바깥에서 친구들끼리 술마시거나, 잠시 소속되어있던 연구실에서 회식하면 걸신이 들린 것 처럼 먹었는데 허기가 늘 채워지지 않았고 자취방에 오면 외로운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곤 했었쥬. 그래도 소중했던 경험중 하나였는데, 바나나코우님 노랠듣고 생각에 잠겨 그때 생각에 미소지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바나나코우수정됨
    맞아요 그 정신적인 추움 ㅎㅎㅎ 그런걸 거치면서 더 깊이있는 사람이 되는것 아니겠습니까 ㅎ
    1
    김치찌개
    잘 들었습니다~
    바나나코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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