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19/08/04 05:18:48
Name   [익명]
Subject   노조에 대한 인식에 관해 질문드립니다.

제 주위 사람들(대략 2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을 보면, '어느 노조가 무엇을 했다'라는 말만 들어도 경계(?)하는 경우가 꽤 많더라고요.

'또 무슨 일로 트집을 잡으려는 거냐'식의 반응 말이죠.

이들 중에는 경영자는 한 명도 없고 모두 노동자들뿐입니다. 딱히 경제적인 여유가 넘치는 사람들도 거의 없습니다.

헌데, 노조의 활동이나 관련된 소식이라 하면, 어차피 자신의 영역과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본인도 해당 회사의 경영자도 아닐 테니 호의적인 태도 보다는 경계심 어린 태도를 먼저 보이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물론, 무턱대고 '당신이 노동자이니 어느 노조 소식이건 호의를 보여야만 한다'는 주장도 웃긴 말이겠지만요.

세간의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이건 원인이 아니라 일종의 경향, 현상이니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노조의 역할을 알고 있다면, 비록 다른 영역의 노조지만 첫인상부터 일단 경계하고 볼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걸 드러내는 바람에 근무처에서 불이익을 받는 현실적인 이유는 차치하고서라도요.

뭔가 내밀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질문) 파편적이긴 합니다만, 질문자 주변의 20대 내지 40대의 노조에 대한 반응은 상당히 경계적입니다. 그 이유(심리적인? 계층적인?)는 무엇일까요?


감사합니다.



0


AGuyWithGlasses수정됨
기본적으로 노동권에 대한 무지가 너무 심하고, 국가주의(전체주의라 봐도 좋겠지요)도 정말 심합니다. 거의 쩔어있는 수준이지요. 다른 사람에 대한 의식, 체면문화도 한 몫할 겁니다. 그러니 인식을 한 번만 안좋게 박아넣으면 알아서 그렇게 되는데 수십년 간 지속적으로 박아넣어놓고 지금도 끊임없이 그렇게 하고 있지요.

지금도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을 보면 얼마나 정부 측에서조차 저걸 하기 싫어하는지가 여실히 드러나죠. 협약의 관련조문이랑 개정안 비교해보면 확 드러납니다. 그게 딱 현재 상태라 보면 됩니다.
5
사나남편
본질이 흐려지는 경우가 있으니깐요. 그런사람들만 눈에띄는 거죠. 8명은 문제없는데 2명이 문제가되면 사람들은 2명만 기억하는거죠.
주식하는 사람들은 다 싫어할 듯..
떡라면
노동조합이 이익집단이라는 기본 전제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무슨 정의실현, 사회개혁이라도 해야 된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하긴, 기업이 이익집단이라는 생각도 못 하는 사람도 널렸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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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진
조금만 정치적인 의제를 들고 나와도 '불법파업'이고, 그래서 임금만 갖고 싸우면 '이기적인' '밥그릇 챙기기'이며, 물리적 충돌이 조금만 발생해도 '폭력집회'라고 언론에서 계속 이야기해온 걸요. 노조가 다 잘했다는 건 아닌데, 뭘 해도 일단 비난부터 받는 환경이 계속되면 노조도 더 악에 받치고, 그렇게 악순환이 되는 것이죠...
우유홍차
무턱대고 비난하기엔 노조가 노동자들이 아닌 일부의 이익만 챙기는 모습에 실망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는 노조는 당연하고 좋은 것이라 생각했다가 회사에 들어가서 실망하는 경우들도 꽤 있거든요. 노조 내에서 권력을 잡은 세대들이 자기 세대의 이익을 챙기고 신입, 저년차의 문제는 나몰라라하거나,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배치하도록 해서 자기들은 꿀보직에, 신입들은 빡센 곳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고.
가입된 모든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해야할 노조가 일부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노조를 이용만 한다면 싫어할 수 있죠. 주변에서 뭐지? ... 더 보기
무턱대고 비난하기엔 노조가 노동자들이 아닌 일부의 이익만 챙기는 모습에 실망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는 노조는 당연하고 좋은 것이라 생각했다가 회사에 들어가서 실망하는 경우들도 꽤 있거든요. 노조 내에서 권력을 잡은 세대들이 자기 세대의 이익을 챙기고 신입, 저년차의 문제는 나몰라라하거나,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배치하도록 해서 자기들은 꿀보직에, 신입들은 빡센 곳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고.
가입된 모든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해야할 노조가 일부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노조를 이용만 한다면 싫어할 수 있죠. 주변에서 뭐지? 노조가 이런데였어? 하며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ㅎㅎㅎ물론 전 노조도 없는 회사에서 있는걸 고마워해라 이놈들아 흑흑 하지만ㅠㅠ

꼭 세대차가 아니더라도 정규직이 비정규직 배척하는 문제도 있는데, 정규직 노조고 정규직 이익집단이라면 할말은 없지만, 비난은 당연히 받을 수 있는 거구요.

단순히 무지해서 그런다기엔 다양한 이유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노조 자체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고 무지한 경우도 있고, 다양한 것 같아요.
4
황교익
이게 정답이죠. 4050 입진보들 대가리 깨진거 본게 한두번이 아니라..
진짜진한다크챠컬릿
기업(사측)에서 내는 광고가 생명줄인 언론이 매번 노조의 나쁜 면만 기사화하기 때문이죠. 매스미디어의 힘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변화의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글쓴이]
많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일단 대부분의 머글들은 분쟁을 싫어합니다. 손해가 치명적이지 않은 선에서는 대충 개인적으로 타협하고 넘어가길 바라지 일을 키우고 싶어하지 않죠. 그에 반해 노동조합은 생리적으로 어느 정도는 분쟁을 키워서 '정세'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머글 입장에선 노조 하면 일만 키우고 얽혀서 좋은 거 못 보는 집단으로 인식이 되는 거죠. 이런 사태 인식이나 이해관계의 차이가 일단 근본적이고..

그 위에 더해지는 게 문화적인 간극이죠. 노동조합이란 것 자체가 아주 강력한 공동체 문화 없이는 성립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8090에 기... 더 보기
일단 대부분의 머글들은 분쟁을 싫어합니다. 손해가 치명적이지 않은 선에서는 대충 개인적으로 타협하고 넘어가길 바라지 일을 키우고 싶어하지 않죠. 그에 반해 노동조합은 생리적으로 어느 정도는 분쟁을 키워서 '정세'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머글 입장에선 노조 하면 일만 키우고 얽혀서 좋은 거 못 보는 집단으로 인식이 되는 거죠. 이런 사태 인식이나 이해관계의 차이가 일단 근본적이고..

그 위에 더해지는 게 문화적인 간극이죠. 노동조합이란 것 자체가 아주 강력한 공동체 문화 없이는 성립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8090에 기틀이 잡힌 제조업 노조들이 그나마 힘을 쓸 수 있는 거고, 지금까지 노조가 유지되는 기업들을 보면 그런 8090 제조업스러운 집단주의가 살아 있는 곳들이에요. 격의 없고 허물 없고 나남 구별 없고, 말보다는 몸으로 소통하면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마인드로 alltogether 할 수 있는 그런 문화입니다. 근데 이런 끈끈한 유대감에 기반하는 집단성은 권위주의나 오지랖과 한끝차라 작금의 도회지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의 개인주의에 정면으로 배치되어요. 노조 주축인 어르신들은 자신들도 딴에는 어떻게 하면 회식을 부담스럽지 않게 민주적으로 할 수 있을지 토론하고 생활총화 한다고 불퉁거리지만 젊은 직장인들은 '직장동료끼리 회식을 왜 해?'라고 반문하는 겁니다. 그냥 문제의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요. 생리가 안 맞고 피부에 안 닿는 겁니다. 각자 자율적으로 친소 관계를 형성하는 together는 몰라도 모두가 하나 되어 단결하는 alltogether은 부담스럽고 우악스럽고 거부감 느껴지는 겁니다. 바꿔 말하면 노조와 청장년층의 간극은 세대차나 계층차로 환원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되고요.

물론 이런 균열들이 전적으로 노조의 책임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봐도 노조 파워가 약한 국가고, 탄압도 조직적이었고, 종북몰이라든가 빨갱이 드립이라든가 등등 숱한 박해의 역사도 있었고, 그런만큼 강성화 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구석이 있었거든요. 노조가 연성화 되고 대중화 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다소 각박하고 몰염치하더라도 일단 정략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으쌰으쌰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고요. 하지만 이런 건 다 답 안 나오고 변화 가능성 희박한 거시적인 총론이고.. 일개 소시민인 머글의 입장에서는 당장의 내 이익 내 감정 내 각론이 중요한 것인지라 그런 제반사정까지 고려할 수는 없는 것이죠.
2
[글쓴이]
사태인식, 이해관계의 차이, 집단 구성원의 세대간 간극, 역사적 맥락.......

감이 오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판다뫙난
노조의 힘이 막강한 회사에서 노조원으로서 다닌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분명 노조의 활동이 노조원에게 이득으로 돌아오는것은 맞습니다만, 그 과정이나 논리를 납득하기 어려울때도 많습니다.
내호주머니에 돈을 더 채워주는것은 좋은데, 그 돈이 하청업체를 죄어 나오는 부분도 있고 회사 경영이 어려운데도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위해 비노조원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기도 하거든요.

돈많은 사측과 가난한 노동자의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경영난의 사측, 강력한 원청 노조, 불안한 비노조원, 영세한 하청업체 이런식의 얽히고 섥힌 구조라는 점에서 양심적... 더 보기
노조의 힘이 막강한 회사에서 노조원으로서 다닌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분명 노조의 활동이 노조원에게 이득으로 돌아오는것은 맞습니다만, 그 과정이나 논리를 납득하기 어려울때도 많습니다.
내호주머니에 돈을 더 채워주는것은 좋은데, 그 돈이 하청업체를 죄어 나오는 부분도 있고 회사 경영이 어려운데도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위해 비노조원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기도 하거든요.

돈많은 사측과 가난한 노동자의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경영난의 사측, 강력한 원청 노조, 불안한 비노조원, 영세한 하청업체 이런식의 얽히고 섥힌 구조라는 점에서 양심적 거부감이 느껴질 때도 있어요.

댓글들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은 정작 노조원으로서의 내적갈등을 겪어 본 적이 있는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3
[글쓴이]
이익단체인 노조의 태생적 고민이겠네요. 감사합니다.
울산토박이로써 매우 공감합니다.
Azurespace
기업뿐만 아니라 노조도 이른바 상생협력에는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겠죠. 뭔가 이치에 안 맞는 듯한 도덕적인 거부감?
제가 다니는 회사는 생산직 노조만 있는데, 예전 노조위원장이 15년을 했습니다. 어용노조라는 소리 들을 정도로 사측과 분쟁을 안했는데, 다만 노조원외 다른 사람들(사무직, 계약직, 협력사)까지 챙겨줬죠.
그후 반대파에서 위원장 잡아서 3번째 임기인데, 사무직들 돈줄거, 협력사 돈 줄거 줄여서 생산직 임금 올려달라고 합니다. 생산직들에게는 인기가 많지만, 회사내 노조원이 아닌 다른 구성원들은 좋게 보지 않는게 사실입니다.
억울하면 너네도 사무직 노조 만들어라~ 라고 하는게 현실이죠.
말씀하신 연령대입니다. 노조 안좋아해요.

단체행동에서 명분은 기본입니다. 노조는 보통 그게 없죠. 사익을 추구하면 피해를 보는 누군가가 생기기 마련이고 다수가 그 '누군가'에 속합니다. 송곳에 나온 판매직 노동자들처럼 도덕과 생존권이 달려 있는 싸움이라면 기꺼이 제게 돌아오는 피해를 감수하겠지만 보통 일이 그렇게 깔끔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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