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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03/07 21:41:38
Name   카르스
Subject   ‘SKY’ 향한 경쟁이 교육불평등에 대한 오해 키웠다
―총선이 코앞이다. 민주당의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비판적 입장이다. 다만 정책이 도출되는 과정에 대한 비판이지, 정책 자체에 비판적이지는 않다. 지방 거점 대학을 살려 고등교육 개혁과 수도권 편중 및 지방 소멸 문제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흔히 생각하는 교육 불평등 즉 사회경제적 지위나 자원의 취득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을 완화하는 정책으로서는 큰 의미가 있지 않다.”

―교육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는가?

“교육이 ‘교육’을 하지 않는 데 있다. 교육이 마땅히 수행해야 할 몇 가지 본령(공평한 기회와 발달 환경 제공, 민주시민으로서 소양, 만족스러운 삶의 영위 등)이 있다. 그 가운데 특별히 ‘불평등’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다른 부분에 문제가 훨씬 많다.

우리나라는 공부를 얼마나 잘 시키냐로 보면 굉장히 뛰어난 국가다. 국제적으로도 상위권에 있다. 불평등 측면에서도 좋은 편이다. 부모의 학력과 같은 가족 배경에 따른 성취도 편차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더 향상될 부분이 없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라는 얘기다.

진짜 문제는 학생들이 불행하다는 데 있다. 그렇다고 민주시민으로서 소양을 잘 가르치고 있나? 아니면 노동시장에 준비된 상태로 나갈 수 있게 해주나?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많다. 줄 세우기 곧 서열, 다음 단계를 향한 경쟁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불평등한 시스템은 경쟁을 완화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다른 나라들은 일찌감치 교육의 트랙(경로)을 나눠놔서 경쟁이 덜하다. 독일은 중학교 때부터 ‘대학 트랙’과 ‘직업 트랙’으로 나뉜다. 그 안에서 경쟁은 덜하다. 반면에 불평등은 더 고착화할 수 있는 경로다.

우리나라는 불평등이 고착화할 수 있는 경로가 계속 뒤로 미뤄지면서 불평등은 완화하지만 무한경쟁의 굴레에 갇히게 된다. 대학 진학률이 거의 80%에 이른다. 대학 가는 것조차 굉장히 평준화가 됐다. 예전과 다르게 4년제 대학 진학이 특별한 지위가 되지 못한다. 지금 교육의 가장 큰 문제가 교육 불평등 인지 묻는다면 ’아니다’라고 답하고 싶다.”

―교육이 지위 세습 기제로 강하게 작동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착각과 오해라고 보는가.

“교육 불평등은 최상위권 대학 진학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강남을 중심으로 한 고액 사교육을 통해 의대나 최상위 엘리트 대학에 가는 것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감정이 교육 불평등 담론을 지배하는 주된 내러티브(서사)다. 상당 부분 실제 데이터로 검증되지 않았다. 강남의 사교육 관련 데이터라는 게 존재하기 어렵고, 흔히 떠도는 것도 사교육업계발이다.

물론, 서울대나 의대 진학에 계층 간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건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너무 그 얘기만 했다. 사실 서울대나 의대, 연고대에 가는 학생들이 전체 고등학교 졸업자 중 몇 프로(%)나 되겠나. 그런데 한국 교육의 모든 담론이 최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내용을 과대표 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엘리트 집단이 재생산되는데 불평등이 있다는 건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대다수가 지방대나 전문대에 진학하는 하위 80%에는 관심 갖지 않는다. ‘인서울’(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나머지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또 관심도 내러티브도 없다. 이 학생들이 언론에서 주목받을 때는 주로 사고가 났을 때나 뭔가 안 좋은 일이 벌어졌을 때뿐이다. 이들이 졸업 뒤 대부분 중소기업에 취직해 삶을 영위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사회적 내러티브가 거의 없다.

교육 불평등 문제도 이제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하위 계층 학생들에게 얼마나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이후 삶을 어떻게 영위할 수 있게끔 할지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언론에서 다루는 사교육, 입시 관련 이야기는 대부분 상위권 쪽에 쏠려 있다. 사실 답이 나오지 않는 이슈다. 수십 년 경험했듯 사교육 관련 제도는 다 실패했고, 입시 관련한 제도들도 결국은 그 의도와 상관없이 돌고 도는 이슈다. 물론 입시도 조금이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계속 변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 변화에 핵심적으로 영향받는 학생들은 최상위권 집단이다.

교육 불평등 문제가 중요하지만 그 부분으로 모든 걸 환원시켜서는 안 된다.

이게 무한경쟁 사회, 즉 모두가 위를 바라보면서 올라가고자 하는 사회 분위기와도 연결되어 있다. 요즘 가장 중요한 이슈인 저출생 관련한 문제도 이러한 사회 시스템과 연결된 것 아닌가.”

(중략)


출처: https://www.hani.co.kr/arti/economy/heri_review/11309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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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하지 못하거나 논란이 많은(예: 계층이동성은 결코 악화되지 않았다) 부분도 있지만,
흔한 진보좌파들의 창의교육 강조나 보수우파들의 공정성 강조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되어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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