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3/11/12 08:32:21
Name   tannenbaum
Subject   살아서 고향에 돌아온 ‘죄’
https://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54654.html

병자호란을 겪고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을 이르던 ‘환향녀’(還鄕女)는 문자 그대로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일 뿐이었지만, 조선 사회는 그들을 가혹하게 대했다. 오랑캐에게 잡혀갔다는 이유만으로 정절을 잃은 부인과는 제사를 같이 지낼 수 없다며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져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다.

포로 속환과 환향녀 문제는 당시 사회를 시끌벅적하게 한 논쟁거리였지만, 이혼과 후손 문제 등 가부장적 관점으로만 다뤄졌고 여성 당사자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소거됐다. [‘있지만 없어야 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 결과 우리에게 환향녀란 그 단어를 변형한 ‘심한 욕’으로 남았거나 <전설의 고향>을 비롯한 몇몇 단막극에서 ‘원귀’로 기억될 뿐이다.


그리 멀지 않은 7-80년대까지만 해도 환향녀는 끈질지게 살아 남았습니다. 맘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일단 ‘자빠뜨리고 도장 찍으면 된다’가 현실이었죠. 대표적인 예로 무려 법원이 강간당한 여성에게 이왕 베린 몸 강간범과 결혼해서 살아라 판결한 사례가 있겠네요.

세월이 흘러 세상이 바뀌어 있어도 없어야 하는 환향녀는 희미한 흔적으로 남았지만 그들이 부당하게 받았던 멸칭, 화냥년 대신 대중은 [있지만 없어야 하는] 또다른 사람들을 환향녀로 만들고 있단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새벽 업장을 마감하고 퇴근하려 보광동 언덕길을 내려오던 우리 일행을 향해 멸칭을 던지던 한무리의 술취한 사람들. 게이들의 요란한 말투와 행동, 제스처가 과장되 보이고 그들이 보기에 유난스러운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당신들에게 무슨 해를 끼쳤기에… 없어져야 하는 건 당신들이 생각해도 가혹하지 않습니까.



1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4192 경제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3.50% 유지 7 Groot 23/04/11 2304 0
31392 정치‘민방위복 개편’ 논란… 행안부, 회의록도 없었다 4 22/09/20 2304 0
7088 정치홍준표·이완구, 운명의 날…'성완종 리스트' 대법 선고 5 우주최강워리어 17/12/22 2304 0
32449 국제머스크, '트럼프 라이벌' 디샌티스 지지선언…"분별있고 중도적" 14 오호라 22/12/02 2304 0
30147 사회독사에 물려 은퇴한 인명구조견, 길 잃은 할머니 찾아 3 먹이 22/07/01 2304 1
34757 문화/예술"소주가 조선의 운명을 바꿨다"…세종조차 '임금도 못 막는다' 인정했다 14 Beer Inside 23/05/23 2304 1
722 기타야 3당, 한민구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공동제출키로 4 하니n세이버 16/11/15 2304 0
37586 정치한동훈, 김준혁 '김활란 성상납' 논란에 "서영교·인재근·안귀령, 왜 한마디도 안하나" 17 닭장군 24/04/02 2304 0
30936 정치윤석열 대통령 100일 취임 기자회견 질문 기자 선정 편향성 논란 14 22/08/17 2304 0
36569 방송/연예살아서 고향에 돌아온 ‘죄’ 6 tannenbaum 23/11/12 2304 11
36578 경제주 69시간’ 접는 척? 설문조사 근거로 제조업 등 유연화 재추진 8 활활태워라 23/11/13 2304 0
18423 의료/건강WHO,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국제 비상사태 선포 3 알겠슘돠 20/01/31 2304 0
19970 사회軍 하다하다.. 육군 대령이 작전 논의 지휘통제실 도청 6 empier 20/04/25 2303 0
18752 국제"최빈국 지원금, 스위스 등 조세 회피처로 줄줄 샌다" 2 다군 20/02/20 2303 1
31815 사회"대학 대신 공장 간 딸이"…20대, 소스 배합기에 껴 숨져 9 swear 22/10/16 2303 0
25724 경제4대 은행 카뱅까지 마통 옥죄는데…"직장인 1억5천 대출" 파격 영업 나선 '케이뱅크' 7 Profit 21/09/13 2303 0
34940 사회한국은 '아이 낳아라' 말할 자격도 없는 나라다 9 뉴스테드 23/06/05 2303 13
11907 사회[경제포커스] 걱정되는 '워라밸' 신드롬 13 우분투 18/07/30 2303 0
16774 사회조국 부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 수업 결국 폐강 2 자공진 19/09/10 2303 0
36750 정치軍, 내년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 추진…“군사 퍼레이드는 국가 행사로 軍·民 축제의 장” 17 the 23/12/11 2303 0
9890 사회"우리회사 복지 나빠" 구직자 채팅방에 글 올린 20대 입건 5 Credit 18/05/03 2303 0
36523 게임"KT가 준비 잘했지만, 바텀 믿고 밴픽 진행했다" JDG 윤성영 감독 swear 23/11/05 2303 0
26545 경제네이버·카카오 '실적 제외' 업종 결제시 카드 캐시백 안돼 5 다군 21/11/15 2303 0
16563 사회내 아들을 장수로 삼지 마시오(염파와 조괄) 5 제로스 19/08/27 2303 3
36533 정치“내 이름 모르냐” “일하기 싫으면 현역 보낸다”…구청장의 막말 강의 8 OneV 23/11/06 2303 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