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말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결혼식은 개인의 행사가 아니라 집안의 행사에 가깝고, 축의금을 다루는 것도 집안 어른들의 일일 가능성이 높죠. 특히 저렇게 어릴 경우에는 더욱.

2. 형제도 아니고 ('꽤 친했던' 정도의) 친구 결혼식이라는 이유로 정장을 (부모님이) 샀다는 것으로 보아 부모님에게 5만원 정도를 축의금 명목으로 타내는 게 어렵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3. 10만원 상품권이 현금으로 9만원 이상의 가치를 한다지만, 그걸 신랑이 아니라 본인이 바꿔서 주는 게 맞죠. 2,3의 정황상 축의금 내는 것에 별 생각 없었을 가능성이 높음.

4. 연락이 뚝 끊겼다는 본인 생각일 수도 있는게, 정말 싫어서 절교하는 경우보다 살짝 서로 감정 상한 상태에서 어영부영 회복이 안되고 데면데면해지는 경우가 더 많죠. 이 경우 그 친구가 내 인생에서 정말 소중하고 오해를 풀고 싶다면 본인이 연락을 먼저하면 됩니다. 그러지 않았다는 건 본인도 아쉬울 게 없다는 거죠.

5. 물론 그렇다고 친구가 굳이 섭섭하다고 연락한게 야속해보이기도 하지만, 1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친구가 집안 어른들에게 혼났을 거라는 추론을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자 쪽 집이 잘 살아서 거의 부담을 했다는데, 이러면 남자는 처가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죠.

따라서 이 경우는 '와준 걸 감사하게 여겨라'고 퉁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하겠습니다. 땅땅땅.
글쓴이가 악의까지야 없었겠지만, TPO를 따지는 것도 중요하단 것을 나름 대가를 치르고 배우게 되었군요.


결론 : 아이 심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