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6/13 23:12:05
Name   T.Robin
Subject   아키하바라 메이드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일단, 이 글은 자폭성 글입니다. 언제 지워질지 모릅니다. -_-
일본에 출장을 와있습니다. 1박 2일 일정이라 내일 오전에 바로 귀국입니다만.......

도쿄에 근무중인 전 직장동료(말레이시아인. 여성입니다)를 만나서 난생처음 규카츠라는걸 먹은 뒤 어디를 갈까 하다가, 상대방이 제안하길 메이드 카페나 건담 카페가 어떻겠느냐고 하더군요. 뭐 건담은 제 체질이 아니라 이왕 이렇게 된거 먹고 죽자 모에사해버리자 하고 대충 메이드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전 제 항마력이 꽤 뛰어난줄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거의 무한의 0으로 수렴하더군요. 둘 다 메이드 카페란 곳을 처음 가봤는데, 상대방은 덕력이 거의 0에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모에사하기 바로 직전까지 간 반면, 저는 수십년간의 덕력을 갖추었다고 자부함에도 불구하고 몇분 지나지 않아 모에사고 뭐시고 간에 바로 폭사(-_-)당했습니다. A.T.필드가 원자분해되어서 산산조각나는게 이런거 아닐까 싶더군요. 모에모에 큥큥 빔을 서라운드로 얻어맞고 한방만에 바로 GG쳤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서빙하는 직원들이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꽤나 오래 들었습니다. 카페가 영업하는 내내 하이텐션을 유지해야 하는데, 말이나 통하고 같이 으쌰으쌰해주는 사람들이 오면 그나마 덜하겠습니다만, 저같이 흥도 없는데다가 말도 안 통하는(저는 일본어가 제로고, 상대방은 중1 정도 수준의 기초영어밖에 못하고......) 사람이 걸리면 억지로 텐션을 끌어올려서라도 분위기를 살려내야 할 터라, 그런거 저런거 생각하면 감정노동이 만만찮겠다는 생각이 상당히 오래 가더군요. 그리고 거기에 더해 내가 지금 나이가 40줄인데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하여간, 난생 처음 간 메이드 카페는 뭔가 매우 아스트랄한 경험이었습니다. 고개 푹 숙인채 아무것도 못하고 나오는 찐따 모습만 보여준 것 같네요. 다음번에 또 가게 된다면(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나아지려나요.

그리고 나오는데 한가지 반전(?):
아무 생각없이 갔던 거기, 트립어드바이저 인증 추천 업소였습니다(......).



22
  • 용기에는 추천을
  • 선진문물 경험은 추천
  • 모에모에큥
  • 추게로 보내서 혼내주자
  • 추게로 보내서 혼내드리자 22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920 일상/생각술 쫌 취했어요. 27 켈로그김 20/09/03 4964 22
10861 요리/음식대단할거 없는 이탤리안 흉내내기. 14 legrand 20/08/16 4564 22
10835 일상/생각꿈만으로도 행복한 게임 리뷰어의 길 8 Xayide 20/08/02 4681 22
10817 기타팬심으로 그렸습니다. '동물의 숲'의 이웃주민 '쵸이' 8 설탕이더필요해요 20/07/26 5070 22
10690 사회그냥 이야기 12 Schweigen 20/06/16 5155 22
10579 일상/생각작년 한 해를 겪으며 생존해온 이야기 21 shadowtaki 20/05/13 5077 22
10520 일상/생각돈으로 헌신에 감사 표하기 28 구밀복검 20/04/22 6511 22
10490 기타이벤트) 먹이님 후원으로 당첨자 늘립니다!!! - 21대 총선 스코어 맞추기. 치킨, 스벅 받고 기부하자!! 91 Schweigen 20/04/13 4396 22
9792 도서/문학홍차넷 유저들의 도서 추천 20 안유진 19/10/07 5496 22
9738 정치검찰 개혁은 무조건적 선인가 65 Fate 19/09/29 6071 22
9698 일상/생각저의 첫 단독 베이킹, 레몬머핀 23 은목서 19/09/23 4875 22
9642 일상/생각새로운 나를 원하는분들과 나누고 싶은 세 걸음 3 Jace.WoM 19/09/09 4891 22
9454 일상/생각청혼에 대한 기억... 22 o happy dagger 19/07/20 5069 22
9315 여행아키하바라 메이드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15 T.Robin 19/06/13 5993 22
9304 문화/예술남김없이 분해 가능한 것들 9 구밀복검 19/06/12 7340 22
9271 일상/생각결혼식의 추억 18 메존일각 19/06/02 4754 22
8926 일상/생각영국은 섬...섬... 섬이란 무엇인가? 29 기아트윈스 19/03/04 5674 22
7813 문화/예술왜 일본 만화 속 학교엔 특활부 이야기만 가득한가 - 토마스 라마르 30 기아트윈스 18/07/09 6058 22
7381 도서/문학82년생 김지영을 읽고... 49 tannenbaum 18/04/14 7821 22
7308 스포츠이재형 캐스터 홍차넷 인사 27 Toby 18/04/01 5105 22
7832 의료/건강발사르탄 발암물질 함유 - 한국 제네릭은 왜 이따위가 됐나 17 레지엔 18/07/12 5920 22
7053 오프모임일일 홍차공사장을 엽니다 32 Toby 18/02/05 4255 22
6897 일상/생각고3담임이 느낀 올해 입시 17 당당 18/01/04 4675 22
6816 방송/연예오늘은 월급을 더 도둑질해야겠다 23 헬리제의우울 17/12/23 8181 22
6428 음악노래에는 삶의 냄새가 너무 쉽게 깃들어. 11 틸트 17/10/17 4711 2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