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4/17 08:56:49
Name   은채아빠
Subject   안쓰러웠던 딸의 생일날
시작하기 전. 안 좋은 글의 내용이라 죄송합니다.
하소연 하고 싶은데, 말할 수 있는 곳도, 들어줄 사람도 없어서 홍차넷에 징징징 하게 된 점 미리 사과 말씀 올려요 ;ㅁ;




은채 생일인 어제. 은채가 참 불쌍했습니다.
어린이집 끝나고, 지금은 하남으로 이사간 친한 남매+엄마끼리 친한 어린이집 친구 (편의상 O)
은채까지 넷이서 생일파티를 하기로 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하남 남매네 집 사정으로 못오게 되고, O와 둘이 키즈카페라도 가자 했나봐요. 그런데 지금은 어울리지 않는 친구 S네가 뭐 없다고 같이 가자고 했답니다.

문제는, 친구S와 어울리지 않는 이유가 옛날 안 좋은 기억 때문이거든요.
옛날을 돌이켜보자면, 아래같은 상황이었어요. 저는 자리에 없었기에, 나중에 O 엄마한테 전해들었지요.

S : (은채에게) '네가 그따위니까 친구들이 다 싫어하고 너랑 안 노는거야!'
S엄마 : (무반응)
와이프 : (충격)
그 날 밤 제가 야근 끝나고 O네 집에 와이프랑 은채를 데리러 갔더니, O 엄마랑 같이.
술을 엄청 먹고 엉엉 울고 있더라고요. 속상하기도 하고, 정말 본인이 은채를 잘 못 키운건가 싶기도 하고 너무 슬프다면서.

은채는 형제가 없어 어린이집의 언니 있는 친구들보다 많이 어려요. 그냥 애같아요. 그렇다고 누굴 때리거나 괴롭히는 애는 아니에요. 오히려 맞고 다니는 편이고, 조금만 서러우면 잘 우는 그냥 애기에요. 6살이지만 조금 4살 5살같은.
어린애같다고 저런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거든요. 되바라지거나 한 점도 없고요. 어린이집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고, 그냥 좀 철없는 잘 우는 친구 정도래요.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저 S라는 아이는 굉장히 말을 어른처럼, 기분나쁘게, 상처를 주는 말투로 말해요. 단어도 굉장히 유창하게 사용하고, 가시가 돋혀서 감정이 실린채로 표현도 잘해요.
저도 S네 집에 한 번 놀러가고 S네 엄마 아빠랑 술자리도 가져봤지만, 육아 방침이 달라요. 그냥 방치인 것 같아요. 그리고 S가 엄마 아빠보다 위에요. 왕이죠.
그래서 S는 계속 저렇게 자랄거라고 봐요. 그래서 안 어울렸었죠. 아주 잠시 두달동안 친했지만, 은채에게 특히 와이프에게 너무 상처가 되서 더이상 만나지 않기로 했었어요.

(다시 돌아와서) 그런데 어제도 또 그랬다네요. 똑같은 말로. 그게 속상해서 O 엄마랑 둘이서 술을 마시고 있었대요. 어쩐지 퇴근하고 가니 은채랑 O가 반갑게 인사하며 둘 다 안아주고 하는데 엄마들 둘은 취했더라니..어제도 또 그랬다네요. (아이들은 그런 말 들은게 신경 쓰이지 않나봐요. 그냥 아빠 겸 이모부가 반갑다고 신난다고만 하더라고요)

와이프가 속상한 것도 알고, O엄마가 속상한 것도 알겠어요. 그래서 술 마시고 있던 고기집을 나와 O네 집에 도착했을 시각이 밤 9시가 되었는데도, 과일로 꽃 만들고 생일상 차림 제대로 해서 은채를 위로해주고팠던 마음도 알겠어요. 그런데... 와이프는 은채가 늦게 자면 엄청 뭐라고 하거든요. 결국 생일 케이크 신나게 자르고 한 건 좋았지만, O네 집에서 제가 은채 샤워까지 시키고 집에 오니 밤 11시였고, 와이프는 은채한테 빨리 자라고 윽박 질렀어요. 자기 전에 읽고 자는 책도 못 읽게 하고. 옆에서 보고 있는 저는 속상하지만, 와이프를 제재해봐야 은채가 힘들어지니 그냥 뒀어요.

밤 12시 되서 둘 다 잠들고, 와이프는 편한 침대 쪽으로 옮겨주고 저는 자고 있는 은채 옆에 누워서 머리 쓰다듬어 줬어요.
생일인데... 파티 취소되고, 키즈카페를 가긴 했지만 또 상처받는 소리 듣고, 그게 속상한 엄마가 취해서 화가 났는데 그 화살이 또 은채한테 오고...
안쓰러워서 머리 쓰다듬다가 안아주는데 조금 눈물이 나왔어요.

속상함이 겹쳐 잠도 안 오고, 제 나쁜 버릇인 물질만능주의가 도져... '내가 돈을 못 벌어서 원래는 부잣집 딸이었던 와이프 성향이랑 안 맞는 중랑구 살아 이런 일이 생기나' 싶기도 하고, 수많은 안 좋은 기억들이 몰려와 결국 새벽 2시까지 눈만 껌벅거리다가 겨우 잠들었고, 새벽 5시10분에 일어나 아침운동 들러 출근했어요.

주절주절 너무나 긴 얘기를 써서 타임라인 글자도 넘겼기에 티타임에 씁니다만..
소재가 티타임에 안 어울리는 것 같고 징징글이라서 죄송합니다 ;ㅁ;

차라리 제가 힘들면 혼자 삼키고 말겠는데 딸내미 상처받는 건 못 견디겠네요 ㅠㅠ



18
  • 대신 위로드립니다...
  • 이 또한 지나가리..
  • 토닥토닥.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624 기타수능 국어 A형 19번 문제 오류논란 (그림파일 수정) 10 이글 15/11/24 5959 0
964 일상/생각대기업 그 안락함에 대하여 19 혼돈 15/09/10 5959 0
7262 오프모임부산 봄맞이 벚꽃놀이 모집합니다 3/31(토) 42 나단 18/03/22 5958 8
6914 도서/문학내 것이 아닌 것에 낄낄대며 울기. 메도루마 슌, 물방울 3 quip 18/01/08 5958 8
4227 일상/생각부케이야기 57 사나운나비 16/11/25 5958 7
2400 음악앨범소개 - 나비다 1집 '그대 안의 작은 고래' 4 Toby 16/03/14 5958 6
11674 일상/생각어쩌다 음악-2 한달살이 21/05/14 5957 4
11963 경제지구본 연구소-농업편(농업이 진정한 선진국 사업인 이유) 22 copin 21/08/05 5957 1
7271 일상/생각3월은 탈주의 달... 4 BONG 18/03/23 5957 0
2529 정치정의당 욕 좀 할께요 83 리틀미 16/04/03 5957 6
980 방송/연예시작은 맹기용이었으나 8 헬리제의우울 15/09/13 5957 0
13592 일상/생각찌질하다고 욕해도 나는 지금도 군대에서 빼앗긴 그 시간이 너무 억울하고 아깝다 33 뛰런 23/02/23 5956 16
12272 게임[나눔]디아2 나눔방을 엽니다(11/17 18:20~20:00) 17 21/11/14 5956 10
11913 게임워크래프트 3)낭만오크 이중헌의 이야기. 첫 번째. 20 joel 21/07/22 5956 14
11969 스포츠국가대표 박찬호 1 danielbard 21/08/08 5956 1
10438 일상/생각중국에서 미국식 연방제를 도입하기는 힘들까요? 18 ar15Lover 20/03/28 5956 0
10337 정치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개표가 끝났습니다. 3 치리아 20/03/01 5956 2
5704 정치사드의 군사적 효용성과 미국 정부가 중국과 한국에 한 거짓말 9 ArcanumToss 17/05/26 5956 4
12387 기타월간 프로젝트 홍터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35 토비 21/12/29 5955 54
11040 도서/문학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8 류아 20/10/11 5955 8
9141 스포츠[사이클][데이터주의] 2019 Amstel Gold Race Review - MVP 6 AGuyWithGlasses 19/04/30 5955 6
5257 정치이번 대선은 짜증이 나네요. (feat.개인주의자의 생각) 39 천도령 17/03/22 5955 1
4336 일상/생각벤님을 존경하는 마음 8 Ben사랑 16/12/09 5955 1
14238 IT/컴퓨터인터넷이 되지 않아도 내 컴퓨터에서 gpt를 쓰는 시대가 왔네요 ㅎㅎ 10 큐리스 23/10/31 5954 1
10685 일상/생각재미난 지인이 하나 있습니다. 12 nothing 20/06/14 5954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