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런 생각은 듭니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하지 않는 누군가가, 일베에 대해 딱히 신경쓰지 않은 누군가라면 저 사진이 고인모독이라든가, 정치적 조롱거리라는 생각을 쉽사리 하기 어렵지요. 결국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너희가 자발적으로 특정계층문화를 모두 알아서 피해라라고 요구하는 게 온당한진 잘 모르겠네요. 사실 뻑하면 일베논란 터지는 게 쓸데없는 소모논쟁으로 에너지만 낭비하는 기분도 들고. 페이스북 관리자가 그정도는 당연히 알아야 하지 않느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페이스북 관리자가 관리만 전담으로 하는 것 도 아니고 굳이 잘못이라면 인터넷 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페이스북 관리자로 앉힌 정도일텐데 바로 실수를 인지하고 글도 내렸구요. 그런데 이런 실수가 그 회사제품을 불매해야 한다까지 이어지는 고리는 비약이라고 봅니다.
페이스북에 사과문이 올라왔네요. 사과문에 나온 것처럼 고인을 희화화하는 사진을 사용한 건 문제가 돼죠. 하지만 고의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건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찾기 힘든 사진이라고 하면 일부러 그랬을 가능성이 높지만... 어쨌든 회사의 대처는 최선인 것 같아 보이네요.
노통 사진만 쓰면 고인모독이라는 이상한 현상이 일베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일베에 대한 배경지식 빼면 그냥 친근한 이미지의 노통이 치킨 닭다리 들고 있는 사진 아닌가요? 인터넷 문화를 모르는 사람도 많고, 저희 부모님도 일베가 뭔지 모르니 저 사진을 보고 뭐가 문제냐고 물을 것 같네요.
저 담당자도 노무현 사진을 사용하는 것이 고인모독이 될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모 방송국처럼 우스꽝스럽게 얼굴을 합성한 것도 아니고 그대로의 모습을 사용했는데요. 이게 불매 운운할 일이 되는지 모르겠네요.
여시가 ~노를 코피노의 노라고 우기면서 우리말 되찾기 운동이랍시고 트롤짓 하는게 이해가 됩니다.
종종, 사실 일베는 노무현을 사랑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지점, 애증의 애매함을 일베는 무기로 삼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가치판단이 들어가지 않은 사진이나 이미지로 단죄를 진행하기란 힘들죠.
일베 대 비일베가 무슨 가정 싸움처럼 작은 싸움이라면야 나름의 전략(무시, 포용 등)을 사용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냥 흘러가는걸 지켜볼 수밖에요.
모독이나 명예훼손의 의도가 아니라고 해도 요즘 노건호씨가 고인이 되신 아버지 갖고노는 작자들 덕에 매우 분노하고 있는 시점에서, 충분히 걸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봐도 초상권 침해 또는 사진 저작권 침해로 걸 수 있죠. 초상권 침해에는 초상영리권이 포함되고, 저 합성 이미지를 만드는데 사진 촬영자나 노무현씨 일가에 허락을 받았을리도 없는데다, 상업적 목적(홍보)의 사용이니 빼도 박도 못하죠. 사자명훼는 성립이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제가 노건호씨면 그것도 걸 거 같습니다.
앞으로 이미지 취급하는 직업 가지신 분들은 반드시 구글 이미지 등으로 사전 확인해야겠네요.
그리고 불매운동에 대해... 회사 밑에 딸린 모든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불매운동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불매운동을 안하면 회사는 개선 의지가 별로 없을 것이구요. 가장 좋은 방법은 피해 당사자인 노무현 유족이 소송을 걸어서 회사에 금전적인 손해를 입히는 건데... 그건 안할 것 같구요.
말씀하신대로 민감한 법적인 문제로가면 문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차용은 거의 최대한도로 허용되고 있고 정치인측에서 크게 법적인 문제로 끌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법적으로 따지면 박근혜가 명예훼손으로 소송걸면 몇만명이 걸립니다. 2명박에 대한 이미지차용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박정희와 그 죽음과 관련된 시바스리갈에 대한 은유와 조소가 담긴 서적도 출판되기도 했구요.
심지어 고인모독이라도 문제없다고 생각하지만, 고인모독이 아니라면 더욱 흔하디 흔한 일이라고 봅니다. 연예인과 정치인은 좀 경우가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