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10/11 19:02:44
Name   기아트윈스
Subject   인종차별에 관한 기사 하나.
http://www.nytimes.com/2016/10/10/nyregion/to-the-woman-who-told-my-family-to-go-back-to-china.html

뉴스란에 올릴까 했는데 번역이 많이 들어가서 그냥 여기 올립니다. 이하는 제 정리 + 약간의 번역이 섞여있어요.



작성자인 마이클 루오는 재미 대만인 2세예요. 그러니까, "미국인"이지요. 중국 공산화 당시 대만으로 피신한 부부가 후에 미국 대학원에 진학해서 거기서 아이를 둘 나아서 키웠고, 그 두 아이는 모두 하버드를 졸업하게 되고 그 중 하나인 마이클은 뉴욕 타임즈에 입사해서 주요 에디터 중 하나가 된다. 마 전형적인 성공 스토리입니다. 그런데 그가 어느 일요일 가족과 함께 교회에 갔다가 나오는 길에, 맨해튼 한가운데에서, "중국으로 가버렷! Go Back to China!" 소리를 듣게 됐어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상대방을 뒤따라가서 노려봤대요. 그러자 상대 (백인 여성)는 깜짝 놀라 자기 아이폰을 꺼내서 들이밀면서 "겨...경찰을 부를꺼얌!" 라고 했대요 (???:노트7로 위협했어야지..) . 마이클은 콧방귀를 뀌고 다시 발걸음을 돌렸어요. 그러자 뒤에서 "너네 씨X 나라로 가버렷! Go back to your fucking country!"라고 외치더래요. 그래서 자기도 "나 여기서 태어났어! I was born in this country!"라고 질러줬대요.

이건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흔하디 흔한 경험이지만, 그래도 이번엔 좀 더 슬펐대요. 상대방은 비싼 레인코트를 입고 있었고, 들이민 아이폰은 6plus 였대요. 아마 그 여자는 어쩌면 마이클의 7살난 딸이 다니는 학교의 학부모로 만나게 됐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그녀는 딱 보통 사람인 것 같았대요. 그리고 아마도 그녀와 같은 [보통] 사람들은 속으로 그녀와 비슷한 생각들을 하고 있을 테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트럼프를 지지하겠지요.

이런 일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마음 속 깊숙한 곳에 다들 하나 둘 씩 가지고 있는 것들이래요. 학교에서, 직장에서, 슈퍼에서, 길거리에서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일이고 아마도 모두가 겪어봤을 일이래요. 자기들이 무얼 하든, 얼마나 성공했든, 어떤 친구를 만들었든 다 무관해요. 아시아계 미국인은 남인 거예요. 외국인인 거고, 미국인이 아닌 거예요.

그렇게 흔한 일임에도 그날 마이클이 더 화났던 건 그가 자기 자신보다 자기 딸들이 그 이야기를 들어야했기 때문일 거예요. 그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들었던 큰 딸 (7세)이 크게 놀라서 자기에게 계속 물어봤대요. "왜 우리한테 중국으로 가버리라고 한거야? 우린 중국에서 오지 않았는데?"



---


http://www.nytimes.com/2016/10/11/nyregion/go-back-to-china-readers-respond-to-racist-insults-shouted-at-a-new-york-times-editor.html?_r=0

이 기사가 나간게 9일이고, 마이클은 하루 만에 열렬한 성원을 받았대요. 다음 날인 10일에 올린 후속 컬럼에서 그는 자기가 받은 많은 메세지들 중 일부를 공개했어요. 일부 번역해볼께요.


내가 7살 때 우리 아빠는 내게 'chink'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설명해줘야만 했어요. 왜냐면 우리 이웃 중 누군가가 우리 집 문앞 계단에다가 그 단어를 스프레이 페인터로 써놨기 때문이에요. (난 한국계에요)

우리 삼촌의 차에 누가 스프레이로 "중국으로 가버렷" 라고 테러했어요. 그것도 자기 주차장에 얌전히 세워둔 거였는데 말이에요. 난 여덟 살이었고 엉엉 울었어요.

처음 만난 이웃에게 자기소개를 했어요. 그러자 그녀가 '그러니까 당신 진짜 이름은 뭔데요?' 라는 거예요. 엘리자베스가 내 진짜 이름인데...

수년 전 저자 사인회에 가서 어떤 셀럽을 만났어요. 그녀는 배우고, 감독이고, 제작자지요. 제 차례가 와서 책에 사인을 받고 그녀와 잠깐 이야기를 했어요. 저한테 어디서 왔냬요. 그래서 '퀸즈(뉴욕의 한 구역)'에서 왔다고 했어요. 그러자 '아니, 긍까, [어디서] 왔냐구요. 어디서 태어났냐구요.' 하는 거예요. 그래서 '맨해튼에서 태어났는데요?' 했지요. 그러자 계속해서 '당신 국적 말예요.' 하길래 '미국인이죠;' 했어요. 좀 난감해하더라구요.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당신 부모님은 어디서 오셨는데요' 하는 거예요. 그래서 '부모님은 샹하이와 시아먼에서 왔어요'라고 했어요. 그제사 그녀는 '아아! 그러니까 당신은 중국인이군요!' 라더군요.

제가 몇 번 음식을 사서 집에 왔는데 몇몇 이웃이 제게 훈계를 늘어놓았어요. 왜 서비스 엘레베이터를 타지 않고 주민용 엘레베이터를 타느냐는 거예요. 제가 주민이 아니라 배달부일 거라고 확신한 거예요. 한 번은 제 아내가 쌍둥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데 '오, 이 빌딩의 누구네 집 아이들이지요?' 라고 묻더라구요. 아내가 주민이 아니라 고용된 보모일 거라고 확신한 거예요.

'니하오~'나 '콘니치와~' 같은 건 아주 주기적으로 당해요. CHINK! 도 그렇구. '여기서 제일 좋은 중식당은 어디야?' 같은 것도 그렇구.

------


마지막에 인용한 "니하오~"에 대해 조금 부연해볼께요.

길가다가 괜히 갑자기 "니하오~" 하는게 글로 쓰면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당해보면 여간 불쾌한 게 아니에요. 제가 중국인이 아닌데 니하오 소리를 들어서 기분이 나쁜게 아니에요. 그 표정, 손짓에서 느껴지는 불쾌함은 둘째치고 그냥 정말 뜬금 없이 아무 맥락없이 길 가는 행인한테 '니하오~' 하는 거예요.

싱가포르출신 친구 하나가 "난 누가 '니하오~' 하면 '봉쥬르~' 하고 대답해. 그럼 다들 머쓱해하더라구" 라고 했어요. 저도 앞으론 그렇게 해볼까 생각중이에요.

(1차수정.)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182 일상/생각. 12 리틀미 16/07/03 5085 7
    5340 일상/생각너를 기다리며 14 눈시 17/04/01 5085 4
    13745 일상/생각정독도서관 사진 촬영 사전 답사의 기억 공유 15 메존일각 23/04/12 5085 12
    4575 역사여요전쟁 - 4. 개경 함락 7 눈시 17/01/08 5086 4
    7292 IT/컴퓨터[구인] 윈도우 서버개발자 및 iOS 앱개발자 찾습니다. 9 기쁨평안 18/03/27 5086 0
    8050 게임[LOL] 월드 챔피언십 - 역대 솔로킬 랭킹 1 OshiN 18/08/13 5086 2
    2346 방송/연예[프로듀스101] 각 단계별 연습생 조회수 TOP 5 2 Leeka 16/03/07 5087 0
    9809 기타홍콩 시위 참여 독려 영상 3 다군 19/10/09 5087 7
    13426 방송/연예HBO의 2021년 시리즈 <The White Lotus> 7 은머리 22/12/25 5087 5
    5091 스포츠2017 WBC 경기 대한민국 vs 이스라엘 개막전 2 김치찌개 17/03/06 5088 0
    2831 창작[26주차] 순간에서 영원까지 14 에밀리 16/05/18 5088 0
    8465 기타2018 WCS 글로벌 파이널 결승전 우승 "세랄" 김치찌개 18/11/04 5088 0
    10716 게임[LOL] 농심의 신의 한수? - LCK 서머 8일차 후기 2 Leeka 20/06/26 5088 1
    12415 도서/문학[독후감] '시드 마이어'를 읽고 나서 2 *alchemist* 22/01/07 5088 1
    12970 오프모임7월 16일 토요일 오후 세 시 노래방 모임 어떠세요. 41 트린 22/07/05 5088 3
    13406 IT/컴퓨터(장문주의) 전공자로서 보는 ChatGPT에서의 몇 가지 인상깊은 문답들 및 분석 7 듣보잡 22/12/17 5088 17
    3873 일상/생각인종차별에 관한 기사 하나. 24 기아트윈스 16/10/11 5089 2
    3923 게임[불판] 롤드컵 8강 3일차 ROX VS EDG 31 Leeka 16/10/15 5089 0
    5804 정치(펌)조대엽 후보자 제자가 쓴 글 2 ArcanumToss 17/06/17 5089 0
    6685 오프모임수원오프: 12월 5일 화요일 오후 7시 수원터미널 45 T.Robin 17/11/30 5089 3
    2271 정치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기 18 리틀미 16/02/22 5090 3
    4204 일상/생각두통 환자 대공감 48 진준 16/11/21 5090 0
    11260 창작그 바다를 함께 보고 싶었어 Caprice 20/12/22 5090 6
    2211 방송/연예걸그룹 트위터 / 인스타 팔로워 TOP12위 6 Leeka 16/02/12 5091 0
    4646 일상/생각가마솥계란찜 6 tannenbaum 17/01/17 5091 1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