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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6/02 00:22:42
Name   구밀복검
Subject   <아가씨> 즉석 단평
* 방금 보고 왔습니다. 서사에 대한 설명이 일부 있으나 감상을 해칠 정도의 사전 정보는 없습니다. 약스포 정도 될까요.



- 도입부의 설명은 상당히 성의가 없습니다. 각색이 된 이상 원작처럼 꼼꼼히 상황과 배경과 개인사를 묘사할 필요는 없지만, 인물 묘사를 죄다 생략해버리고 등장 인물들의 내레이션과 대사만으로 최소한의 정보만 주고 넘어가는 것은 허술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줍니다. 어차피 알맹이 없으니까 대충 따라오면 된다고 실토하는 것 같죠.

- 당최 내내 긴장감이 없습니다. 인물의 표면과 이면 사이, 인물과 인물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서스펜스가 원작의 맛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지요. 대사나 컷 간의 여운도 없고 위화감을 고조시키는 작업도 없이 투박하고 무신경하게 서사가 처리되다보니, 자연히 팽팽함도 미스테리함도 위화감도 아우라도 느껴지지 않죠.

- 로맨스라기에는 격조와 품격이 떨어지는 싸구려고, 포르노라기에는 겉멋과 무게가 잔뜩 들어간 사치품입니다. 수준 낮은 개그 쳐서 맥이 풀리게 만들고, 그러면 차라리 대놓고 싼티나게 찍으면 되는데 또 처연하게 BGM은 깔아놓고...

- 대사처리도 유치합니다. 쌈마이스러운 것은 둘째치고 통속적이고 진부하며 창의적이지 못한, 어디에선가 흔하게 들었을 대사들이 주를 이루죠. 이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인물들이 몰개성한 로봇 같은 NPC로 느껴지게 됩니다. 특히 러브 씬에서 둘이 나누는 대화는 극도로 한심스럽더군요. 이게 한창 나이 철 모르는 소녀들이 나누는 대화인지, 오순 아재가 매춘하며 나누는 대화인지..

- 전반적으로 90년대 충무로 코미디 영화를 연상시키는 질박함이 자주 연출됩니다. 귀족 아가씨와 하녀라는 소재에서 직관적으로 떠오를 법한 우아함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지요.

- 막판에 나오는 조진웅과 하정우의 독대 장면은 제가 본 한국 영화 한정 최악의 씬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뭔 헛짓거리를 하고 있는 건지..아예 편집해버려도 무방하다 싶네요.

- 일제시대 설정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원작이 빅토리아 시대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한국으로 번안하기에 적당한 배경이 일제시대 밖에 없기 때문일 뿐이죠. 내지인과 조선인 간의 계층 차이, 하층민의 신분상승욕 등 활용할 법한 소재들이 제법 있는데 모두 쓰이지 않고 장식으로만 존재합니다. 원작에서 슬몃 비춘 왕자와 거지 같은 구석도 재미있게 잘 활용해볼 법한 소재인데, <아가씨>에서는 결과적으로 스쳐가는 농담처럼 소모된 꼴이죠.

- 배경이 되는 공간인 저택 브라이어는 원작에서 공간적 폐쇄감을 강조하는 기능을 합니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종이 울린다든가 하는 식으로 등장 인물들을 죄어오죠. 하지만 <아가씨>의 저택에는 그런 공간감, 공간이 인물을 장악해나가는 양상이 드러날 때의 불안과 야릇함 같은 것이 없습니다(사실 원작에서도 이와 같은 배경의 존재감 어필이 부족한 감이 드는데, 그조차 <아가씨>에서는 대부분 휘발되어버렸죠.)

- 심지어 레즈비언 설정도 필연성은 없습니다. 그저 소잿거리 눈요깃거리일 뿐...GL에 대해 던질 수 있는 수많은 질문 중 어떤 것도 던지지 않죠.

- 원작도 사실 대단한 작품이라 할 수는 없고, 평이한 스릴러물입니다. 그것의 열화판이 BBC에서 만든 TV용 영화판이고, 그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 <아가씨>죠.

- 원작과 마찬가지로 <아가씨>에서도 아가씨는 강압에 의해 도색 서적을 낭독하며 뭇 신사들의 추잡한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일을 반복하게 됩니다. 아마도 그 도색지 낭독이 이 영화의 본질을 가장 적나라하게 말해주지 않나 싶군요. 무슨 배짱으로 이거 들고 깐에 간 건지..러닝타임 2시간 24분을 들여서 한 이야기라고는 알맹이 없는 개드립의 향연 뿐이고.

- 밀도 깊은 연정의 교감을 드러내는 로맨스를 기대하셨다면 그냥 <캐롤> 두 번 보시고, 강도 높은 육체의 뒤얽힘을 기대하셨다면 그냥 <따뜻한 색 블루> 두 번 보시길(강도의 격렬함을 볼 때 아름다운 성애라기보다는 산소 부채를 발생시키는 피트니스 트레이닝에 가까워보이지만...). 킬링타임 눈요깃거리를 원하신다면...차라리 불건전한 야구동영상이 나을 듯요.
알모도바르 영화니 뭐니 좋은 게 널린 것이 세상입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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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과 시간을 지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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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늘 보고 왔는데 저는 박찬욱 취향이 아닌지라 보고서 '음, 역시 별로야'하고 왔습니다 ㅎㅎ
아내는 재미있게 봤다고 자기가 인상적으로 본 장면들을 열심히 이야기 하더군요.
구밀복검
친구하고 같이 보면서 서로 한숨 푹푹 실소 픽픽 이었네요. 우리으 박찬욱은 이렇지 않아 하면서..
와우 굉장한 혹평이네요
구밀복검
둘이서 보고서 의견 일치 본 게 '야 차라리 노랑머리가 낫다'였습니다.
다람쥐
저도 박찬욱 팬인지라 그 화면구성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다만 원작을 너무 충실하게(?)따라서 재미가 없었어요 ㅠㅠ 스릴러도 아니고 그렇다고 잔인하지도 않고...그나마 조진웅과 하정우의 후반 독대씬이 있었지만 그 이전 박찬욱 식 잔혹함에 비하면야.
박찬욱 식 변태스러움은 충분히 봤습니다. 일본식 의상, 조근조근 일본어, 공들인 머리와 방 인테리어 등은 정말 변태!!!
정작 베드씬에서는 미칠듯한 몰입감은 없었던 것 같아요
김민희 첫 베드씬이고 원격카메라로 찍어서 현장에 스텝이 하나도 없었다는데 그런게 신기했어요
그래도 그 딴세상같은 넓은 저택, 일본식 옷, 김태리가 입은 한복의 무늬, 다다미와 일본식 복장등은 참 너무나 메력적으로 어우러졌습니다.
영화는 안봤지만 일제 시대 설정이라니 갑자기 '애란' 이 생각나네요. 이거 묻히기엔 아까운 작품 아닙니까? 그 시절 김구미자-진희진 콤비가 고등학생들에게 준 에로틱함이란.. 마치 동급생과 같은...
구밀복검
검색해보니 꽤 옛날 작품이네요. 저는 아직 핏덩이라 못 봤습니다...
뭐 내용은 좀 빈약합니다만 저 두 여주가 주는 므훗한 감정이 어필했던거죠. 저 시절 답지않게 영상미도 좋죠. 5공때 쏟아져 나오던 양산형 ~부인 시리즈와는 궤가 다른.
어제 드디어 봤는데 애란이 더 낫습니다.. 물론 이것도 명작이라 부르긴 뭣하지만 당시 양산형 부인 시리즈에 비하면야.. 십대때 본거라 추억보정이 된거겠지만요.
연기도 처제로 나온 진희진이라는 배우의 광기가 인상적이었는데.. 구미자 누님의 동급생 연상포스도 그렇고.. 구밀복검님 꼭 한번 봐주시기를 ㅎㅎ
연기를 잘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던데 전 2부부터 연극적 억양으로 대사치는게 엄청 어색하더군요. 하정우,김민희 모두..
원작은 읽고 영화는 아직 보지 않았는데, 원작 팬들이 가장 당혹해했던 것은 캐스팅이지요. 왜 박찬욱은 나이 든 김민희를 아가씨 역으로 골랐는지? 원작 핑거스미스의 핵심은 17살 동갑짜리 풋풋한 두 여자아이의 상호 동질감이 빚어내는 파국(여고괴담 같은)인데, 김민희와 김태리 커플은 마치 노련한 여선생과 철부지 제자처럼 보이고, 게다가 김민희는 <화차> 때문에 그런지 애초부터 믿을 만한(정을 줄) 캐릭터로 보이지도 않아요. 박찬욱이 어떤 식으로 각색했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원작에서 2부는 사실 1부의 불필요한 중복이고 3부가... 더 보기
원작은 읽고 영화는 아직 보지 않았는데, 원작 팬들이 가장 당혹해했던 것은 캐스팅이지요. 왜 박찬욱은 나이 든 김민희를 아가씨 역으로 골랐는지? 원작 핑거스미스의 핵심은 17살 동갑짜리 풋풋한 두 여자아이의 상호 동질감이 빚어내는 파국(여고괴담 같은)인데, 김민희와 김태리 커플은 마치 노련한 여선생과 철부지 제자처럼 보이고, 게다가 김민희는 <화차> 때문에 그런지 애초부터 믿을 만한(정을 줄) 캐릭터로 보이지도 않아요. 박찬욱이 어떤 식으로 각색했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원작에서 2부는 사실 1부의 불필요한 중복이고 3부가 중요한데 영화에선 또 완전히 바뀌었다니 흠.

원작은 대단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평이한 장르물은 아니에요. 스릴러물이라기보다는 살을 좀 뺀 디킨스 식 통속문학에 가깝고, 쇼킹한 반전은 허점투성이지만 감각적이고 속도감 있는 문체로 충분히 커버치죠. 인물의 심리나 역사적 소재를 그려내는 방식도 꽤 능란하고. 이 소설이 괜히 맨부커상 최종심까지 갔던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핑거스미스보다 <끌림>이 더 좋긴 하지만요.
구밀복검
저도 나이 문제가 걸렸는데, 분장과 캐릭터 성격 묘사와 외양이 어울려서인지 김민희가 아주 어리게 느껴집니다. 저보다 한참 나이 많은 언니인데 대체로 연하로 느껴졌어요. 몇몇 장면에서는 커리어 초창기인 10대 시절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원작에서 묘사하는 것과 같은, 18살 생일을 앞둔 소녀들의 예기치 않은 열정의 일치 따위야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만약 시도했다면 연출이 가능하기는 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양 인물의 감정의 진폭을 충실히 묘사해야 1부 막판의 반전이 탄력을 받고 그 전까지의 내용이 재해석되는 맛이 있는 것인데,... 더 보기
저도 나이 문제가 걸렸는데, 분장과 캐릭터 성격 묘사와 외양이 어울려서인지 김민희가 아주 어리게 느껴집니다. 저보다 한참 나이 많은 언니인데 대체로 연하로 느껴졌어요. 몇몇 장면에서는 커리어 초창기인 10대 시절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원작에서 묘사하는 것과 같은, 18살 생일을 앞둔 소녀들의 예기치 않은 열정의 일치 따위야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만약 시도했다면 연출이 가능하기는 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양 인물의 감정의 진폭을 충실히 묘사해야 1부 막판의 반전이 탄력을 받고 그 전까지의 내용이 재해석되는 맛이 있는 것인데, 인물 사이의 갈등 묘사도, 반전까지의 처리도, 반전의 연출도 죄다 무성의한데다, 나중 가선 반전 자체가 아예 의미가 없어져서...1부 전체가 오프닝부터 끝까지 마치 '다들 원작 보고 오셨죠? 다 아는 부분이잖아요~'라고 얼렁뚱땅 넘기는 듯 하고요. 아니 난 보긴 했는데...그래도 대다수의 관객들은 안 봤을 텐데...;; 무슨 델마와 루이스에서 컨셉 가져온 것 같더라고요.

원작에 대한 가치판단이야 개인차가 있겠지요. 제 경우에는 반전도 대충 다 예상 가능한 선이지 않나 싶기도 했고(이런 류의 스토리는 사실 흔하기도 하고, 복선도 꽤 노골적인 편이니.), 인물들이 그 반전에 기능적으로 움직이면서 행동의 일관성이 흐뜨러진 서술이 거슬려서 크게 호평하기는 어렵더라고요. 화자들의 목소리는 섬세하게 표현되었고 브라이어-랜트 스트리트의 대조적 묘사 등은 좋았지만 결국은 그래봐야 모두 반전과 두 소녀의 동일성이라는 주 소재를 어필하기 위한 것일 테고...여하간 총체적으로 장르물의 범주에서 벗어난 작품은 아니라 생각했네요. 물론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기는 했습니다만. BBC에서 만든 TV용 영화도 소설의 문장에서 느낄 법한 긴장감이 추상되면서 지나치게 담백하게 그려진, 그야말로 TV스러운 밋밋한 각색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가씨>는 그보다 악덕이 훨씬 심하더라고요. 차라리 밋밋한 게 좋아요..
와 봉준호 영화다 하고 들어가서 설국열차보고 실망했을때 그 느낌이에요. 그나마 설국열차는 촌스러워도 공은 많이 들였네 라는 느낌이었는데, 아가씨는 대충만든건가? 싶은 느낌. 사람들이 수위가 쎄네 마네 하는데, 박찬욱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면 기분 더러울 정도로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느낌이 자주 들었는데, 그런거 없구요. 누군가의 손을 많이 탄 거 같았어요.

고유의 연출력이나 날선 박찬욱스러운 장면들은 빈도도 낮고 이전 작들보다 강렬하지도 않고... 이게 박찬욱 영화라고? 별로 믿고 싶지 않을 정도. 차라리 임권택 감독 <화장... 더 보기
와 봉준호 영화다 하고 들어가서 설국열차보고 실망했을때 그 느낌이에요. 그나마 설국열차는 촌스러워도 공은 많이 들였네 라는 느낌이었는데, 아가씨는 대충만든건가? 싶은 느낌. 사람들이 수위가 쎄네 마네 하는데, 박찬욱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면 기분 더러울 정도로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느낌이 자주 들었는데, 그런거 없구요. 누군가의 손을 많이 탄 거 같았어요.

고유의 연출력이나 날선 박찬욱스러운 장면들은 빈도도 낮고 이전 작들보다 강렬하지도 않고... 이게 박찬욱 영화라고? 별로 믿고 싶지 않을 정도. 차라리 임권택 감독 <화장>이 더 낫네요. 올드한건 매한가지지만 임권택 감독님 전성기는 70년대였잖아요. 30년 뒷 세대인 후배 감독들 날섰던 연출력 엿이라도 바꿔먹은건지, 안주하고 싶은건지 암튼 실망이 크네요.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건 알지만 괜히 봉준호 <옥자>까지 기대가 안되네요. 진짜 정신 나가버릴정도로 또라이같은 연출 바라기엔 이분들도 너무 나이드신걸까요. 영화 보는 내가 변한 건가. 근데 그럴리 없는데. 가끔씩 미쳐버리게 만들 정도로 날카로운 영화들 아직도 많은데...
구밀복검
<화장>에서 오상무가 상상 속에서 추은주와 정사 나누는 씬 보고 '뭐야 이 할배 연출 무쟈게 촌스럽네 ㅋㅋㅋㅋ'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촌스러운 성애 연출을 박찬욱이 할 줄은 몰랐습니다. 박찬욱 이름표 지우고 보면 CJ에서 나온 흔한 양산작들과 구별하기 어렵죠. <아가씨>가 기준이면 윤제균이 박찬욱보다 영화 잘 만든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나 싶은데...숙희가 '아가씨 아무 것도 모르면서 어쩜 그리 잘하세요. 타고나셨나봐요.' 같은 대사 칠 때 내가 보고 있는 게 국제시장인지 핑거스미스 각색작인지 헷갈리더군요. 50대 초반이니 사실 감독으로서는 한창 전성기 누릴 나이인데 왜 그러나 몰라요. 관람하는 내내 너무 충격적이고 예상 밖이었습니다.
레지엔
박찬욱이 박찬욱답게 망했나보네요... 김민희씨가 이재은 누나만큼 안되죠 음(..)
리니시아
[막판에 나오는 조진웅과 하정우의 독대 장면은 제가 본 한국 영화 한정 최악의 씬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영화 많이 안보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
작년에 캐롤 보고 거품아니냐고 뭐라 했었는데, 이번 작품 보고 캐롤은 명작이라는걸 새삼 느끼네요.
이토록 이유없이 사랑하게 된 아가씨와 하녀라니.

좀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하자면 여느 AV 에서 나올만한 장면 여자 연기자 둘 데려다놓고 똑같이 재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거기에 싸구려 에로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대사는 덤.. 진짜 시간아까웠습니다.
켈로그김
따뜻한 색 블루.. 따뜻한 색 블루..
눈부심
감잡아쓰..
Darwin4078
내돈 들여 다른사람 돈 아끼게 해주시는 구밀복검 보살님, 극락왕생 하소서.

...산악회 삘 나네여...

와이프님이 보자고 난리인데 이 평을 보여주고 단호하게 안보겠다고 자를수는 없겠지만, 최소 핑계거리 하나는 생겼습니다. ㅎㅎ
구밀복검
뭐 재미있게 본 분들도 적잖게 있긴 하더라고요. 근데 아무리 봐도 호평할 구석이 없어서;
엄마곰도 귀엽다
엄마들 카페에서도 평이 좋지 않던데... 누구를 타겟으로 한 영화일까요
구밀복검
원작의 삼촌(<아가씨>에서는 이모부로 설정 변경)이 질박한 성인소설 연재하는 작가로 나오는데, 딱 그것처럼 <아가씨>의 몇몇 장면들이나 연출들은 중장년 남성작가가 쓴 음란물 느낌이더라고요. 일각에서 '남성의 시선으로 레즈비언 연애를 왜곡해서 다룬 것이 아니냐'라는 요지의 비판이 나오던데, 그것이 특별히 식자층들의 트집이나 정치적 올바름에 매몰된 비판이 아니라 그냥 영화 보자마자 직관적으로 체감되는 문제라서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 뭐야 이거 만든 아저씨 누군진 모르겠는데 여튼 저질'이라는 말이 대번에 나올 법해서...
광기패닉붕괴
돈과 시간을 버리고 왔습니다.
아무런 내용이 없기에 껍데기만이라도 아름답게 포장하려 한건 알겠는데 그조차 해내질 못할 줄이야.
구밀복검
짧기라도 하면 말이라도 안 하죠. 2시간 24분을 저당 잡고도 아무것도 남기지를 못하니...
광기패닉붕괴
그런데 곡성에 아가씨까지 연타석으로 두들겨 맞다보니 부들부들 거려서 묻는건데 요즘 영화는 허접한 반전이랑 개그 없으면 안되나요?

원작을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원작에도 반전이 있었겠죠. 그런데 왜 이딴식으로 밖에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감독이 쳐내야 할 곳은 안 쳐내고 반전과 2부, 3부의 장황한 설명을 위해 1부를 희한하면서도 허벌나게 잘라낸 느낌이 들더군요. 아무리 하녀의 시각이 주였다지만 김민희는 거의 저능아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다보니 1부는 바보 골려먹는 꼬맹이들 보는 느낌이였죠.

영화에서 ... 더 보기
그런데 곡성에 아가씨까지 연타석으로 두들겨 맞다보니 부들부들 거려서 묻는건데 요즘 영화는 허접한 반전이랑 개그 없으면 안되나요?

원작을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원작에도 반전이 있었겠죠. 그런데 왜 이딴식으로 밖에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감독이 쳐내야 할 곳은 안 쳐내고 반전과 2부, 3부의 장황한 설명을 위해 1부를 희한하면서도 허벌나게 잘라낸 느낌이 들더군요. 아무리 하녀의 시각이 주였다지만 김민희는 거의 저능아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다보니 1부는 바보 골려먹는 꼬맹이들 보는 느낌이였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아가씨와 하녀가 서로 끌리는 이유는 짐작조차 불가능하다는건 덤이구요. 뭐 이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불가능했지만요. 두사람한태서 사랑의 도피를 할만한 동력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거기다 그냥 아름답게 그리기로 마음 먹었으면 거기에만 충실하지 수준 낮은 개그를 자꾸 치고 설명충 역할까지 하니 그림에 먹물만 잔뜩 묻는게 하......
구밀복검
원작도 3부 구성이고 1부는 하녀(수전)의 시점에서 서술되며 아가씨(모드)는 숙맥인 것처럼 그려집니다. 다만 차이라면, 원작에서는 수전과 모드의 이끌림은 전혀 예기치 않은 것입니다. 수전이 모드에게 키스 가르쳐주다가 달아오른다는 설정 자체는 <아가씨>와 똑같지만, 이때의 수전과 모드는 서로에 대해 고조감을 느낀다는 것에 당혹과 혼란을 느끼면서 수줍게 다가섭니다. 당연히 서로 말도 없고 시시껄렁한 개그도 안 치고 아재스러운 섹드립 따위도 없으며 장난스럽지도 않습니다. 그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소녀 둘이 이성을 놓고 정념에 ... 더 보기
원작도 3부 구성이고 1부는 하녀(수전)의 시점에서 서술되며 아가씨(모드)는 숙맥인 것처럼 그려집니다. 다만 차이라면, 원작에서는 수전과 모드의 이끌림은 전혀 예기치 않은 것입니다. 수전이 모드에게 키스 가르쳐주다가 달아오른다는 설정 자체는 <아가씨>와 똑같지만, 이때의 수전과 모드는 서로에 대해 고조감을 느낀다는 것에 당혹과 혼란을 느끼면서 수줍게 다가섭니다. 당연히 서로 말도 없고 시시껄렁한 개그도 안 치고 아재스러운 섹드립 따위도 없으며 장난스럽지도 않습니다. 그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소녀 둘이 이성을 놓고 정념에 몸을 맡기는 절절함만이 있죠. 그리고 이후에는 오히려 둘이 서먹해지죠. 그럴 밖에요. 서로가 서로 등쳐먹으려는 생각만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정도 든 상태에서 생각지도 않게 연정을 느껴버렸고, 둘 다 첫 경험이다보니 당황스러워서 터놓고 솔직하게 애정을 나눌 엄두도 안 나고...그렇게 둘 사이의 끌림을 밀도 깊게 연출해놓고, 수전이 모드에게 느끼는 양가적/다가적인 감정들을 충분하게 묘사한 상황에서, 모드에게 동정심을 느끼면서도 냉정해지려는 수전이 거하게 뒤통수 맞으며 서사가 전복되는 것이 1부 반전의 맛이죠(물론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복선도 티가 납니다만).

그에 반해 영화에서는 서사 진행 자체가 페이스 조절도 전혀 없고 정념을 묵묵히 드러내는 컷도 없이 슥슥 거침없이 넘어가버리는데다가, 반전 연출도 촬영이든 편집이든 기교 쥐뿔도 돋보일 게 없이 부박하게 대충대충 처리해버리니 충격이고 뭐고 받을 게 없죠. 무슨 영화 전개가 클레벌리 같은 애가 리딩하는 듯 합니다. 템포 죽이면서 질서정연하게 감정 드러내고 긴장 줘야할 장면들에서 그냥 런런런 전진패스 일변도고, 득점 찬스에서도 꽉 짜여진 정교한 컴비네이션 넣는 게 아니라 조급하고 성의없는 선택하면서 어이없는 슈팅이 연발되고.

개그의 경우에는 충무로에 아예 흥행 노리는 개그 규범이나 공식 같은 것이 매뉴얼처럼 존재하지 않나 싶어요. 그렇지 않고서야 모든 영화가 죄다 이렇게 천편일률적으로 일관성 보이며 시시껄렁한 저질 유머 칠 리가 없는 듯 싶거든요. <국제시장>이고 <베테랑>이고 <내부자들>이고 <곡성>이고 <아가씨>고 쌈마이스럽게 시정잡배 인상 강하게 풍기는 부박하고 유치한 대사들로 영화의 맥을 끊어버리죠.
소노다 우미
야하다는 측면 때문에 좋아하는 여성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안봐서 모르겠습니다...
미나토자키 사나
예쁜 화면의 변태 에로 영화였습니다.
한줄평을 하자면 박찬욱은 자기 하고 싶은거 마음대로 찍어도 좋겠다. 입니다.
곧내려갈게요
와 이거 딱 제가 말하고 싶은 그거였는데 속시원 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곧내려갈게요
영상은 예쁘더라고요 영상만은.
근데 그게 다 였어요. 박찬욱이 본인이 쌓아올린 이름값으로 배우들 굴리고 싶은대로 굴리는구나...
아재감성 포르노 판타지를 영상으로 표현하는데 저 명성을 쓰는구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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