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2/29 21:05:54
Name   천무덕
Subject   인지 범위 밖의 사람을 만난다는 것.
상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꽤나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손님으로 오는 사람들, 상인회 어른들(에서 파생된 전국상인연합회 어른들 포함),학교 어른들(사이버대 특성상 기성세대 분들이 많습니다.),친구들,동창들,친척들,거래처 사람들,군대 인연들 등등.
그러다보니 만난지 오래 된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고 인사를 할 때, 어정쩡한 경우가 생깁니다.
어떤 경우냐 하면..'상대방은 나를 기억하는데 나는 기억을 못하는' 경우랄까요.
제가 기억하는 경우에 상대방이 절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겪어보지 못한것 같은데, 제가 기억 못하는데 절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하면 이걸 우째야 하나.. 이런 경우가 좀 많습니다.(..) 웬만하면 가식떨지 말고 살자는걸 신조로 삼고 싶은데, 이럴 경우에는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아, 네네. 그럼 알죠.하하하...(속마음:근데 누구..)'

저만 있는 경우는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대처하는지들 궁금하기도 하네요.
특히나 최근 기말고사 보기 전까지는 일과 학업 병행한다고 인간관계를 등한시해서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했던것 같기도 해서 더 그런거같기도 하구요. 누구더라.. 머리를 많이 쓰면 뇌 용량이 늘어나서 기억용량이 늘어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제가 이런 현상을 겪다보니 오히려 뇌 용량은 한정되어 있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면 기존의 기억에 있지만 안쓰던 정보는 지워지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많이 들고 말이지요.

사실 이 글을 쓰는 계기가 된 게, 나이는 저보다 많으신데 학교 후배님이 계십니다. 따님과 함께 길을 가시다가 배달가는 절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신거죠. 그때도 이 현상이 나타나는 바람에 '(어리둥절) 아, 네. 그럼요. 배달가야해서.. 다음 모임때 뵈요. 네. 안녕히 가세요.'로 끝을 맺었다가 내가 아닌 타인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를 할까가 궁금해지더라구요. 장사를 약 7년 넘게 하다보니까 약간의 표정관리가 되어서 우짜둥둥 넘어가긴 했습니다만.. 이런 민망한 경우에, 진짜 기억이 안나는데 '그럼요, 기억 나죠'라고 할수도 없는거고 말이죠.
좀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중학교 동창이라고 하던 어떤 두 아이의 아버지가 가족끼리 지나가다 절 알아보고 인사를 했는데 그때는 어버버대다 뭐라고 말도 못하고 어중간하게 헤어지기도 했고 말이지요. 나중에 졸업앨범 보면서 '아, 얘가 걔였구나.(..)' 라고 안 정도지만..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테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분들이 많을 텐데 그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들 기억하세요? 아니면, 기억을 안하고 있다가 맞장구쳐주시는 비율이 많을까요?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 일들 이었던 듯 합니다..



1


    그냥 모른다고 해놓고 헐? @@님 이셨어요? 와 오랜만에 보니 전보다 더 훤칠해져서 @@님인지 못알아봤어요. 로 퉁치는 방법은 안될까요?
    천무덕
    상대방이 제 이름이나 기타등등을 기억하고 있는데 전 아예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
    뭐라도 생각나는 게 있으면 후보군들중에 때려맞추기라도 해볼텐데 그 범위 자체가 없어서;; 문서는 기억이 오래가는 편인데 인물은 기억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장사꾼으로서 실격인가요 ㅠ
    신기하게 전혀 기억이 안나다가도 이름을 들으면 기억 저 편에 묻어두었던 예전 일들이 확 살아나지요.
    Primary key가 있어야 데이터를 꺼내는건 사람이나 데이터베이스나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ㅎㅎ
    천무덕
    키워드를 듣기 전에 기억나주면 민망한 경우가 많이 줄어들텐데 말이죠..
    반대입장이 되어서 내가 누군가를 알아봤는데 그가 나를 모른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진 않을 겁니다. 그럴수도 있지 뭐.

    근데 모르는 입장에선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특히 상인이라면 이런 부분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특수성 때문에 일단 불쾌하지 않도록 아는체를 하는 경우가 생길수밖에 없을 겁니다. 저도 그런경험이 많은데 그럴때 상대방이 불쾌함을 덜 느끼도록 하려면 결국 자기 자신을 더 까내리는 수밖에 없더라구요. 제가 기억력이 영 꽝이라 사람을 잘 못알아봅니다 하면서 상대보단 내 탓을 하는 방향으로요.
    ... 더 보기
    반대입장이 되어서 내가 누군가를 알아봤는데 그가 나를 모른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진 않을 겁니다. 그럴수도 있지 뭐.

    근데 모르는 입장에선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특히 상인이라면 이런 부분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특수성 때문에 일단 불쾌하지 않도록 아는체를 하는 경우가 생길수밖에 없을 겁니다. 저도 그런경험이 많은데 그럴때 상대방이 불쾌함을 덜 느끼도록 하려면 결국 자기 자신을 더 까내리는 수밖에 없더라구요. 제가 기억력이 영 꽝이라 사람을 잘 못알아봅니다 하면서 상대보단 내 탓을 하는 방향으로요.

    일반적으론 그렇게 잠깐 스치고 지나가면 다행인데 괜히 아는체 했다가 더 치명적인 상황에 가게 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단편 영화에 캐스팅하려다 실패했었던 배우었는데 괜히 아는체하다 상대 나이를 잘못 인지해서 큰 실례를 범했었죠.) 그런 상황을 예측할 수 있었다면 처음부터 잘 모르겠다고 솔직히 이야기 했겠지만 그런 예측이 쉽던가요. 그뒤로는 저는 기억안나면 그냥 제가 안면인식 장애가 있어서 사람을 신발보고 알아봅니다 식으로까지 극단적으로 저를 깔아뭉개고 갑니다. 더 큰 실례를 범하면 안되니까요.

    솔직하게 말하는게 저도 참 힘든데 기억 안나는걸 어쩌겠습니까. ㅠㅠ
    천무덕
    초반 몇번은 \'제가 바보라서 그렇습니다 하하하\'식의 뉘앙스를 많이 썼는데 이 업을 계속 하다 보니까 동일인에게 반복되는 경우가 있어서(..)며칠 고민하다 적어보게 되었네요. 으..
    어제내린비
    솔직히 얘기합니다.
    \"미안한데, 기억이 안나네. 누구였지?\" 하고 물어봅니다.
    이름이나 에피소드를 들으면 거의 기억납니다.
    딱 한번 바로 기억 안나고 헤어지고 걸어가면서 생각난적이 있네요.
    천무덕
    이게 인지능력의 차이인지 모르겠는데..
    제가 얼마나 심각한 편이냐면 한때 호감을 가졌던 여인의 이름을 잊어버린 사태가(..)-유부녀가 되서 기억에서 의도적으로 지워버린걸지도 모르겠네요-
    요즘도 가끔 보긴 하는데 이름은 안부르고 인사만 하고 잡담 조금 하고 그럽니다. 기억이 나야 이름을 불러볼텐데(..) 뭐,이래요.
    단짝이던 친구 이름도 잊어버리기도 하구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61 음악Wild is the Wind 8 새의선물 15/12/24 4894 0
    1862 경제[책추천] 어떻게 읽을 것인가 9 MANAGYST 15/12/24 7163 4
    1863 철학/종교<크리스마스 기념> 알기 쉬운 종교와 사회 이야기 8 삼공파일 15/12/24 7010 3
    1864 도서/문학비극적 영웅의 조건 7 팟저 15/12/25 8399 5
    1865 일상/생각크리스마스에는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13 김나무 15/12/25 5302 4
    1866 일상/생각슈뢰딩거의 여자친구 15 익명 15/12/25 6676 2
    1867 영화버드맨과 보르헤스 11 뤼야 15/12/25 6859 2
    1868 도서/문학다들 리디하세요 리디 26 기아트윈스 15/12/26 7887 1
    1869 음악브리트니 커버곡 몇 개... 3 새의선물 15/12/26 4701 0
    1870 기타칼스버그, 닐스 보어, 코펜하겐 해석... 14 새의선물 15/12/26 7084 2
    1871 의료/건강강약중강약 ep4. 약을 쪼개서 반만 먹어도 될까? 내용정리 20 damianhwang 15/12/26 11658 0
    1872 기타2015 올해의 책에 관한 잡담 29 moira 15/12/27 10461 2
    1873 기타무도엑스포 티켓 나눔 4 쿠바왕 15/12/27 4374 0
    1874 정치정치를 알지 못하니 이해가 되지 않는 최재천의원의 경우 36 Beer Inside 15/12/27 6298 0
    1875 방송/연예2015 kbs 연예대상 11 헬리제의우울 15/12/27 6053 0
    1877 음악Gabriel's Oboe, Nella Fantasia, A Rose among Thorns 3 새의선물 15/12/28 5658 0
    1878 기타자문단 활동을 신청해주세요. 27 Toby 15/12/29 5012 0
    1879 일상/생각춥다. 7 kpark 15/12/29 4591 1
    1880 음악Siúil A Rún/Johnny Has Gone for a Soldier/Gone the Rainbow 1 새의선물 15/12/29 6253 0
    1881 일상/생각나의 연극이야기3 4 흑두견 15/12/29 5205 3
    1882 IT/컴퓨터CSS로 삼각형을 그려보자 18 Toby 15/12/29 26426 6
    1883 일상/생각그날 나는 무엇을 들은걸까 6 ORIFixation 15/12/29 4518 0
    1884 일상/생각인지 범위 밖의 사람을 만난다는 것. 8 천무덕 15/12/29 4759 1
    1885 일상/생각더 힘든 독해 25 moira 15/12/29 5617 10
    1886 일상/생각자기 검열 7 절름발이이리 15/12/30 5576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