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6/02/27 13:50:14
Name   당근매니아
Subject   축약어와 일본/미국 만화 경향에 관한 잡소리
1. 동북아 국가에서 약어의 길이는 각 나라의 통상적인 인명 길이를 따라간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약어는 3글자로 정리됩니다.
최근의 두쫀쿠를 비롯해서 소확행, 워라밸 같은 유행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2글자를 선호하고, 일본은 4글자로 주로 줄입니다.

특히 일본 서브컬쳐 계열에서는 작품 이름이 긴 경우에 공식적인 약어를 만들어서 사용하는데, 이때 거의 4음절로 줄이는 경향이 있더군요.
예컨대 히로아카, 스테프리, 쿠로바스, 테니프리 같은 케이스들이 있겠습니다.
물론 페이트, 슬레이어즈 같이 축약어를 만들기 애매해서 풀네임을 부르는 경우나, 에반게리온처럼 앞 글자만 잘라서 약칭하는 작품들도 많긴 합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인명 자체가 3글자인 경우도 꽤 많습니다.
당장 시진핑, 마오쩌둥, 장쉐량 같은 양반들 전부 3글자로 구성되어 있죠.
그럼에도 한국에 비해서는 2글자 성명의 선호도도 높고, 약칭을 만들 때도 2글자로 줄이는 경향이 많아 보입니다.

AI들에게 물어보니 각 언어별로 편안하게 느끼는 리듬이 다르고,
결과적으로 인명과 약칭들이 그 리듬에 맞춰진 거라는 분석을 내놓네요.


2. 일본과 서구의 영웅서사는 기원 측면에서 차이가 극명하다.

일본 - 특히 점프류에서 많은 주인공들은 가문과 혈맥에 의해 능력의 크기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이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혈연에 의해 그 능력의 방향성이나 강도가 정당화되는 경향이 있죠.

예컨대 원피스, 나루토, 죠죠 시리즈, 드래곤볼에 이어 최근에는 귀멸의칼날에서도 주인공의 핏줄은 작품에서 꽤 중요한 요소로 작동합니다.
하다못해 옛날옛적 통키 같은 경우에도 아버지의 직업과 유지를 잇는 건 작품의 핵심 아이디어였죠.
물론 드래곤볼의 손오공 본인과 1대 죠죠는 자수성가한 케이스에 가깝지만, 후속작의 주인공들은 이 공식을 상당히 충실히 따릅니다.
이러한 경향성은 일본의 봉건주의적 전통이 현대의 일본 정치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남아있고, 가업 개념을 여전히 중시하는 마인드가 반영되지 않았나 합니다.

다만 점프류 만화를 벗어나면 이와 같은 경향은 매우 약하고, 최근에는 점프 내에서도 다른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히로아카에서 주인공의 실제 핏줄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대신 올마이트를 비롯한 선대 원포올 능력자들과의 연이 더욱 중요합니다.
체인소맨은 기존의 클리셰 박살내기를 좋아하는 작가답게 혈연이고 과거고 신경쓰지 않습니다.
귀칼에서도 일부 인물(ie: 탄지로, 렌고쿠, 무이치로 등)들은 혈맥에 의해 재능을 물려받았지만, 대부분의 기둥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애프터눈 계열의 작품에서는 더더욱 이런 경향성이 보이지 않네요.

반면에 미국 히어로물 - 특히 마블 계열에서는 가문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부모와의 연대감이나 가족애는 중요한 소재로 다뤄지지만, 부모가 특별한 인물이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아이언맨, 캡아, 헐크, 블랙위도우, 호크아이, 앤트맨 등등은 각자 알아서 잘나거나, 모종의 사건에 휘말려서 히어로가 된 쪽에 가깝습니다.
그나마 아이언맨은 물려받은 지성을 토대로 삼았고, 블랙팬서는 왕가에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힘이군요.
예외적인 케이스는 토르인데, 여긴 아예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삼았으니...

그나마 DC계열에서는 3대 히어로 중 슈퍼맨과 원더우먼이 특수한 배경을 지니고 있고, 배트맨도 평범한 집안 출신은 아닙니다.
이건 아마 마블에 비해서 신화적 히어로상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DC의 방향성이 반영된 것 아닌가 싶네요.
다만 이 경우에도 슈퍼맨은 크립토인들 중 유난히 강한 존재인 건 아니고, 배트맨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건 특수능력이 아닌 재력입니다.

코믹스에서는 마블 쪽도 같은 히어로네임을 몇대째 이어 내려가는 과정에서 자녀나 다른 친척으로 승계된 케이스가 다수 생기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쪽과 비교했을 때 비율적으로는 자수성가하는 케이스가 훨씬 많기도 하고,
전혀 상관 없는 타인에게 히어로네임이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6089 일상/생각자전적 소설을 써보려고 해요~~ 5 큐리스 26/03/23 514 2
    16025 스포츠[MLB] 저스틴 벌랜더 1년 13M 디트로이트행 김치찌개 26/02/21 517 0
    16075 정치1992년 조지 칼린의 스탠딩 코미디, War.. War never change 2 kien 26/03/15 529 0
    16011 스포츠[MLB] 폴 골드슈미트 1년 양키스행 김치찌개 26/02/12 537 0
    16010 스포츠[MLB] 에릭 페디 1년 시카고 화이트삭스행 김치찌개 26/02/12 549 0
    16097 정치50조 원의 청사진과 2년간 멈춰있던 특별법 12 큐리오 26/03/26 551 0
    16092 일상/생각제1화: 금요일 오후 5시의 공습경보 11 큐리스 26/03/24 559 9
    16088 육아/가정말주머니 봉인 해제, 둘째 7 CO11313 26/03/22 584 20
    16034 IT/컴퓨터게임업계 현업자 실무자 티타임 스터디 모집합니다.claude.ai,antigravity,vibecoding 4 mathematicgirl 26/02/25 591 2
    16037 창작회귀 7 fafa 26/02/25 615 2
    16042 도서/문학축약어와 일본/미국 만화 경향에 관한 잡소리 2 당근매니아 26/02/27 625 2
    16043 정치4월 미중정상회담, '거래적 해빙'의 제도화 열까? 1 K-이안 브레머 26/02/27 627 0
    16052 게임고전 게임 <레거시 오브 케인> 소회 : 블러드 오멘 2 바보왕 26/03/03 627 6
    16047 게임드퀘7의 빠찡코와 코스피 1 알료사 26/03/01 666 4
    16059 방송/연예2026 걸그룹 1/6 5 헬리제의우울 26/03/08 671 11
    16093 일상/생각나의 윤슬을 찾아서 16 골든햄스 26/03/24 678 11
    16038 일상/생각우리집 삐삐 6 VioLet 26/02/25 739 7
    16079 일상/생각가르치는 일의 신비함 1 골든햄스 26/03/17 743 7
    16032 영화단평 - <어쩔수가없다> 등 영화 5편 2 당근매니아 26/02/24 754 0
    16086 게임붉은사막 짧은 소감. 갓겜 가능성은 있으나, 덜만들었다. 6 닭장군 26/03/21 762 0
    15897 음악[팝송] 데이비드 새 앨범 "WITHERED" 2 김치찌개 25/12/16 778 1
    15954 스포츠[MLB] 오카모토 카즈마 4년 60M 토론토행 김치찌개 26/01/05 778 0
    15946 창작또 다른 2025년 (19) 1 트린 26/01/02 785 3
    15952 창작또 다른 2025년 (20) 1 트린 26/01/04 785 2
    16090 방송/연예방탄소년단 광화문 콘서트, 어떻게 찍어야 할 것인가? (복기) 8 Cascade 26/03/23 785 2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