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02/25 09:43:33
Name   The xian
Subject   2월 23일. LCK 스프링 T1-DK 2세트에서 있었던 일
2월 23일. 그저께 열린  LCK 스프링 T1-DK 2세트에서,

시작과 동시에 T1측의 퍼즈 요청 후 경기가 40여분 이상 중단된 일이 있었습니다,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268683

겉으로 보기에는 위 기사처럼 LCK 측이 문제에 대해 과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해서 주최측이 말끔하게 잘못을 인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 뜯어 보면 LCK 측의 형편없는 일처리 과정이 겹겹이 쌓여 있고 그로 인해 파생된 논란과 비판들이 현재진행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안입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일련의 상황등을 보면 참 이렇게 겹겹이 일을 형편없게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1. 당시 직관 관중들의 리포트, 기사, 프로뷰 캠 등의 상황을 보면, LCK 측은 경기 전 퍼즈 요청 당시부터 해당 이슈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일단 문제입니다. 실제로 이미 게임 로딩 상황에서부터 헤드셋을 교체하고 있었습니다. 즉,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경기를 그대로 진행한 것부터가 첫 번째 형편없는 일처리입니다.

2. 경기 진행 이후 당연히 퍼즈 요청이 있었는데 퍼즈에 대한 처리 규정이 엄연히 있음에도 이게 결정을 내릴 일인지, 다른 팀에 상의를 할 일인지, 그대로 고 해야 하는 일인지 판단 하나도 못 내리고 늑장 대처를 했습니다. 두 번째 형편없는 일처리입니다.

3. 퍼즈 이후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40여 분의 시간이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시간은 시간대로 버리고 일을 그르치게 만든 것도 문제인데, 중계방송으로는 당시 상황에서 심판 음성 쏙 빼고 선수 음성만 노출시켜서 사람들에게 혼란이나 억측만 하게 만들었지요. 선수를 엿먹일 의도가 있었든 없었든 심판이 무슨 대처를 했는지 왜 공개를 안 했는지 모를 일입니다. 세 번째 형편없는 일처리입니다.

4. 당연히 이런 사고로 인해 국내외에서 비판이 장난 아니게 일어나니 저런 사과를 빙자한 입장문을 내서 심판 과실은 인정했지만, 입장문과 별도로 당시 상황을 담은 보이스는 공개할 수 없다고 버티는 행동을 했습니다. 네 번째 형편없는 일처리입니다. (덧붙여 이 정도 과실 판단에 이만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저는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갑니다.)

5. 당시 상황 공개가 안 된다고 뻗대다가 더 큰 욕을 먹으니 어제 밤에는 트위터를 통해 해당 심판에 대한 과도한 비판을 막겠다는 식의 멘트를 굳이 덧붙여 가며 퍼즈 당시의 보이스를 트위터 링크를 통해 유튜브의 [일부 공개] 방식으로 공개했습니다.

https://twitter.com/LCK/status/1496858149176836101?s=20&t=BZZZEJaOY5bya4Ip0-GQ4A

그냥 다 공개하지 왜 하필 [일부 공개]인지도 모르겠고, 심판에 대한 과도한 비판 운운하는 사족을 다는 이유는 또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선수 목소리 그냥 까는 건 괜찮다 이건가 싶기도 하고요) 다섯 번째 형편없는 일처리입니다.

6. 그리고 LCK 측에서는 퍼즈 이후 처리가 어떻게 되었기에, 무슨 잘못이나 문제나 어려움이 있었기에 경기가 40여분이나 지연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세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굳이 이렇게 논란의 여지를 남기는 일처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번외로. 이런 형편없는 일처리와 별도로 이 문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선수가 페이커라는 점 때문에 국내 커뮤니티보다는 해외에서 오히려 더 불타고 있는 이슈이기도 합니다. 해외 커뮤니티 링크나 반응 몇몇 군데 둘러봤는데 거의 죽일 기세로 살벌하더군요. 허어 참.)


e스포츠 역사가 대한민국에서 20년이 훌쩍 넘었고, LOL 종목만 해도, 라이엇 코리아 단독으로 LCK 개최한지도 몇 년이 넘었고 온게임넷 시절까지 합하면 10년이 넘었는데 참... 심판까지도 필요 없고, 게임 하나도 모르지만 제규정 제대로 숙지한 진행요원만 있었어도 저런 잘못들이 한번에 다 터질 확률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잊을 만 하면 과거의 실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듯한 일이 튀어나오는 것도 문제인데. 더 공교롭게도 그럴 때마다 e스포츠를 주최한다는 자들은 선수나 팬들은 개차반으로 알면서 알량한 자기 변호와 심판 보호에는 핏대를 세우고 목을 곧게 하더군요.


짬이 얼만데 어떻게 예전에 pp 몰수패 시절과 비교해 마인드셋이 하나도 변한 게 없는지 원...

어제 오늘 없는 시간 쪼개 복기하고 돌아보다 밤새 한탄이 나오던 일이었습니다.


- The xian -



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2568 정치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이 꺼려지는 이유. 44 파로돈탁스 22/03/03 5015 5
    12567 기타토스 이모지 11 토비 22/03/03 3560 1
    12566 도서/문학3월의 책 - 어른의 문답법 4 풀잎 22/03/03 3437 1
    12565 기타[홍터뷰] 기아트윈스 ep.2 - 취준생 기아트윈스 12 토비 22/03/02 4056 19
    12564 사회좋은 상품이 있어 알려드리려 합니다 13 치킨마요 22/03/02 3662 11
    12563 일상/생각2년간의 비대면 강의 후기 16 물냉과비냉사이 22/03/02 4296 15
    12562 정치양당 후보의 출판 관련 공약 질답 4 탈론 22/03/02 2750 1
    12561 기타IEM 카토비체 2022 결승전 우승 "세랄" 3 김치찌개 22/03/01 2638 0
    12560 문화/예술방과후설렘 8 헬리제의우울 22/02/28 3767 14
    12559 정치비전문가의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향후 추이 예상 19 호타루 22/02/28 4093 26
    12558 정치민주당은 불타고 있는가 8 meson 22/02/28 3692 9
    12557 정치야권 단일화 결렬로 알게 된것.. 16 Picard 22/02/28 3769 1
    12556 기타[홍터뷰] 기아트윈스 ep.1 - 닥터 기아트윈스 28 토비 22/02/28 4067 31
    12555 기타[홍터뷰] 예고편: 분노조절잘해 기아트윈스 10 토비 22/02/27 4085 29
    12554 기타이어령 선생님의 부고를 듣고 6 아침커피 22/02/27 3830 51
    12553 정치우크라이나 발언 논란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해명 54 카르스 22/02/26 6033 0
    12551 정치우크라이나 교수:우리가 죽기 전에 우리를 묻지마세요 1 syzygii 22/02/26 3939 7
    12550 기타이벤트) 다시 돌아온 도박장 제 20대 대선 득표율 맞추기. 76 Regenbogen 22/02/26 5113 11
    12549 일상/생각코로나 안걸리는게 이젠 신기하네요 5 동현 22/02/25 3591 1
    12548 정치‘샤이 이재명’은 얼마나 있을까? 22 meson 22/02/25 3810 1
    12547 사회러시아와 우크라이나, 3개월의 기록들 3 조기 22/02/25 3102 11
    12546 일상/생각역대 대통령이 내 삶에 끼친 영향이 있나.. 11 Picard 22/02/25 3859 3
    12545 게임(스포주의) Nerdlegame에서 느끼는 "신뢰" 6 dolmusa 22/02/25 3341 2
    12544 스포츠2월 23일. LCK 스프링 T1-DK 2세트에서 있었던 일 5 The xian 22/02/25 3603 4
    12543 정치푸틴 21일 대국민 연설문 2 인생호의 선장 22/02/24 2931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